2013년 세계경제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의 전염과 중국 경기회복의 지연,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 이슈 등에 따라 실물경제의 반영은 이제부터라는 비관론도 확대되고 있다. 그 어느때 보다 변동성은 커지고 있고, 투자심리도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불확실성 시대의 증시 향배와 핵심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한국은 이미 저성장 중입니다. 당장 지난 3분기 성장율이 1.5%를 기록하지 않았습니까. 경제 성장 대비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 내년에는 그동안 낙폭이 과대했던 화학, 철강이 받쳐줘야만 주식이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겁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사진)은 11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더욱 주도주(株)를 찾기 힘들 전망이라며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매력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코스피지수 고점이 2050포인트, 저점이 1780포인트였는데 평균을 1980포인트로 본다면 1년 내내 15%가 안 되는 폭에서 증시가 直汰� 꼴"이라며 "경제가 저성장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또 내년에는 대형 종목 변동성에 따라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가장 큰 위험요인은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라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라 증시를 이끌었는데 스마트폰 보급률이 일정 이상 오른 지금, 내년에도 주도주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과거 SK텔레콤의 경우 2000년대에 주가가 500만원(이후 액면분할)을 웃돌았는데 이익 규모가 아닌 성장 가능성 때문에 강세를 보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조선도 최상의 순간에 도달했다고 생각했을 때 무너졌다"며 "스마트폰은 이미 국내 60%, 북미 50%가 보급돼 내년 한해 동안 삼성전자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보기술(IT), 자동차라는 주도주가 사라지면 그동안 부진했던 철강, 화학이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데, 이들 업종으로 주도주가 원활히 이양되면 증시는 양호하겠지만 반대의 경우 답답해질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내년 증시는 박스권이 조금 위로 올라가는 정도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주식 투자에 인내심이 요구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주식은 결국 어디서 사서 어디서 파느냐의 문제"라며 밸류에이션 매력을 따져 투자할 것을 권했다.
이 센터장은 "올해 수익률이 양호한 투자자는 저가(1800포인트)에 과감하게 사서 고가(2000포인트)에 판 사람들"이라며 "이미 많이 오른 주식은 대규모 모멘텀이 있지 않다면 피하고 업황을 살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주식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밸류에이션이 높아보이는 업종으로는 은행 등 금융주를 꼽았고, 앞으로 업황이 반등한다면 낙폭이 과대한 화학, 철강 등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도 증시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은 직접 매매보다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