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세계경제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의 전염과 중국 경기회복의 지연,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 이슈 등에 따라 실물경제의 반영은 이제부터라는 비관론도 확대되고 있다. 그 어느때 보다 변동성은 커지고 있고, 투자심리도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불확실성 시대의 증시 향배와 핵심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2013년에는 스마트 디바이스 혁신에 기반을 둔 IT업종과 삼성전자에 주목해야 합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전무)은 7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주도했던 혁신이 일상화되는 국면에 진입하면서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 독보적인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가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과거 IT섹터는 매크로 사이클에 연동되는 대표적인 순환(cyclical)형 섹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혁명으로 IT섹터의 위상이 변화되고 있어 매크로 성장에 대한 기대를 낮춰도 충분히 성장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디바이스로 표현되는 혁신적인 제품의 출현이 IT 섹터의 구조적인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성장주가 더욱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경제는 올해부터 저성장 국면에 돌입했는데 올해 한국 주식시장에서 초과 수익을 기록한 종목들은 대체로 성장주에 속했다.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2002~2004년에도 성장주가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고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던 2007년 이후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우증권은 스마트 디바이스 혁신에 기반을 둔 IT주외에 △미국 제조업 부활 수혜주 △동남아 성장 수혜주 △해외 관광객수 증가에 따른 인바운드 수출주 △신 정부 출범에 따른 내수 부양 수혜주 등의 5가지 성장 종목군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되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제철, LG화학, SBS, 제일기획, 아모레퍼시픽, GKL, CJ제일제당, LS산전 등 10개 종목을 최선호 종목으로 내세웠다.

최근 내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지만 주식 투자가 유망하다는 조언이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배당수익률이 정기예금 금리를 넘어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주식투자 인구가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서다. 또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의 주식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라는 점, 한국 증시가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다는 점, 아시아 통화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 등도 주식 투자가 유망한 이유로 꼽혔다.

홍 센터장은 "구조적인 측면에서 성장의 모멘텀 둔화는 인정하지만 순환적인 측면에서 내년의 경기 모멘텀은 올해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크고, 기업이익 역시 올해보다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의 우려감은 다소 과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대우증권은 2013년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올해보다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익 추정치의 하향세, 글로벌 증시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디레이팅(derating) 흐름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다는 것 자체가 주가 반등을 이끌기는 힘들 것으로 봤다.

대우증권은 내년 코스피 지수 전망밴드를 1750~2200로 제시했다. 코스피 지수가 1분기 횡보세를 보이고 2~3분기에는 회복세를, 4분기에는 미세 조정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 보유자의 경우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박스권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센터장은 "기조적인 대세 상승을 기대하지 말고 트레이딩 관점에서의 접근이 바람직하다"며 "기대 수익률 역시 글로벌 위기 이전이나 직후와는 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 단계 낮춰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보유자의 경우에는 "경제성장의 모멘텀이 약하더라도 침체에 빠진 것은 아닌 만큼 주가의 조정시에는 적극적인 진입이 요구된다"고 했다. 코스피 지수가 주가수익비율(PER) 8배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에 있을 경우 투자시 손실이 났던 전례가 없을 정도로 주가 하단의 지지력이 견고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