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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뒷말 많은 신용평가 모범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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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정 증권부 기자 kej@hankyung.com
    “구색 맞추기용 내용뿐이었습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말 내놓은 신용평가 모범규준을 본 한 증권사 관계자의 반응이다. 핵심 내용은 빠진 채 실효성이 떨어지는 방안만 늘어놨다는 지적이었다.

    금융당국은 작년 하반기부터 신용평가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했다. 대한해운 진흥기업 LIG건설 등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이후에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사례가 빈번해진 데다, 등급거품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비판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워져서였다. 올초 대대적으로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뒤 업계 실무자들과 감독규정 개정 및 모범규준 마련을 위한 논의를 계속했다.

    하지만 결과물은 초라했다. 1년이라는 논의 기간이 무색할 정도였다. 구두 의뢰에 의한 신용평가 금지, 제출 자료의 정확성 확인, 채권의 개별특약 반영 등이 고작이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모범규준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당국이 왜곡된 신용평가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신용평가의 독립성이 보장받지 못하는 데는 평가수수료 체계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가를 받는 기업이 신용평가사의 주된 수입원인 평가수수료를 지급하는 모순적인 상황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기업의 과도한 영향력을 줄이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근본적인 처방은 외면했다.

    올초 발표한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의 핵심인 독자신용등급 도입에 대한 얘기는 아예 쏙 빠졌다. 독자신용등급은 모기업 등 외부의 지원 가능성을 뺀 기업의 자체적인 채무상환 능력을 말한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시행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시장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시장 안팎의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도입 시기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

    국내 회사채시장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외면당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기업의 신용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다 보니, 투자자들이 초우량 등급을 갖고 있는 대기업만 선호하기 때문이다.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견 이하 기업들은 회사채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 신용등급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부터 회복돼야 대기업에 편중된 회사채시장 구조도 바꿔나갈 수 있다.

    김은정 증권부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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