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기적'의 역전승
▶정규리그 5위 코레일, 1위 국민은행 3-2로 제압... 통합 챔프 등극


기적이 일어났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에서만 5전 '전 승'이다. 2012 내셔널리그가 '5위의 반란'이 '전설'로 기록되며 막을 내렸다.

1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2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인천 코레일이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고양 국민은행을 3-2로 따돌리며 우승 컵을 들어올렸다.

먼저 승기를 잡은 건 고양 국민은행. 양 팀의 공격이 팽팽한 맞 선 전반 34분, 상대 골키퍼 김홍범이 앞으로 나온 틈을 타 고양 국민은행의 김영남이 벼락 같은 중거리 슛을 성공시켰다.

인천 코레일은 지난 1차전 승리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 가능한 상황. 하지만 15일간 5경기를 치르고 있는 선수들의 발걸음은 눈에 띌 정도로 무뎌졌고 90분 간의 사투는 0-1로 끝이 났다.

결국 '마지막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정규시간 90분을 0-1로 마친 양 팀 1,2차전 합계 스코어 1-1로 동률을 기록하며 전,후반 각 15분씩 연장에 돌입했다

인천 코레일은 체력적 부담이 가중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연장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많이 먹는 법. 연장 전반 15분, 인천 코레일의 천금 같은 동점골이 터졌다. 플레이오프에서만 4연승을 기록한 승부사다운 면모였다.

인천 코레일의 이승환이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를 정교하게 휘어지는 인 사이드 킥으로 고양의 골 망을 흔든 것. 이 날의 승부처이자 기적의 서막이었다.

고양 국민은행은 연장 후반을 갈 수록 조급한 플레이로 잦은 실수를 연발했다. 반면 인천 코레일 선수들의 움직임은 달라졌다. 동점 골 이후 4천여명의 원정 서퍼터즈들이 쏱아 내는 열성적인 응원 탓이었을까. 패스는 간결했고 찬스에는 강했다.

승부에 쐬기를 박은 건 인천 코레일 '중원의 지휘자' 이승환이었다. 연장 후반 7분 이승환은 극적인 동점골에 이은 연속골 성공시켰다. 인천 코레일은 1분후 터진 이근원의 추가골을 보태며 3-2로 역전승 했다.

고양 국민은행은 연장 후반 추가시간 하정헌의 중거리 슛으로 1골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7년만에 챔피언에 등극한 인천 코레일은 우승상금 5천만원과 함께 통합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골을 터뜨린 미드필더 이승환은 기자단이 선정 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김승희(48) 인천 코레일 감독은 우승의 1등 공신으로 '믿음'를 손 꼽았다. 철인적인 경기 일정에도 믿고 따라 준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의 뜻도 전했다. 김 감독은 "모든 영광을 하나님과 선수들에게 돌린다"며 "기적을 만들 수 있게 목이 터져라 응원해 준 팬들과 모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후 가진 인터뷰에서 정창영(58) 코레일 사장은 "오늘의 기적은 국민기업 '코레일'의 저력은 물론 국내 축구 팬들에게 감동의 메세지를 전해 준 소중한 기록이 될 것"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명승부를 펼쳐 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 날 경기장에는 양 팀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5천여명의 관중이 운집해 K리그 못지 않은 열기를 발산했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올라 온 4천여명의 코레일 임직원들은 경기를 마치고 관람석에 남아 주변의 쓰레기를 수거하거나 분리수거에 동참하는 등 성숙한 응원문화를 선보였다

한편, 고양 국민은행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내년 시즌 프로축구 2부리그 편입을 위한 팀 해제 수순에 들어갔다. 팀은 안양을 연고로 한 신생 팀 '안양FC'로 흡수 재편 될 예정이다.

고양=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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