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15일 단일화 협상 잠정중단을 선언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게 두 번의 공개 사과입장을 밝히며 달래기에 나섰다. 문 후보는 협상중단 사태와 관련해 전날 저녁과 이날 아침 두 차례의 전화통화를 통해 안 후보에게 재발방지와 사과입장을 별도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을 방문한 문 후보는 “단일화를 위해 모이자마자 중단되는 모습을 보여서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혹여라도 우리 쪽 캠프사람들이 부담을 주거나, 자극하거나 또는 불편하게 한 일이 있었다면 제가 대신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테니 다시 단일화 협의를 해나가자”고 제안했다.

문 후보는 사과 표명에도 안 후보가 꿈쩍하지 않자 재차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아직 충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서울로 돌아가서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 취할 테니 이제 조금 화를 푸시고 다시 단일화를 협의하는 장으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선대위 관계자들을 향해서도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단일화 결과 못지않게 그 과정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안 후보 측을 단일화 이후에도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동지이자 파트너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선룰 협상팀 교체 가능성과 관련해선 “만약 실제로 협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그 부분까지도 검토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 후보 측 선대위도 이날 긴급회의를 갖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회의에서는 안 후보 측이 요구하는 ‘책임 있는 조치’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공동선대위원장단 10명 전원이 총사퇴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문 후보가 직접 사과한 이후 실효성이 적다는 판단에서 보류했다. 선대위는 16일 문 후보가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문 후보의 직접 사과까지 거부한 안 후보 측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