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ADVERTISEMENT

    '피아노 음악 거장' 에마르, 초겨울 서울을 두드린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5일 첫 내한 독주회

    LG아트센터에서 홀리거曲 등 선사
    ‘에마르는 오픈 마인드를 가진 이 시대 최고의 탐구자다. 알프레드 브렌델이 자신의 시 낭송 리사이틀에 그를 파트너로 선택하고,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베토벤 음악에 그를 협연자로 선택한 것도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영국 ‘그라모폰’)

    ‘현대 피아노 음악의 교과서’로 불리는 피에르 로랑 에마르(55·사진)가 오는 25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 리사이틀을 펼친다. 그는 20세기 최고의 피아노 레퍼토리이자 ‘피아노 음악의 히말라야’로 불리는 에튀드(연습곡) 등 리게티의 피아노곡 대부분을 녹음한 거장이다.

    16세에 메시앙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메시앙의 애제자가 된 그는 메시앙의 부인 이본 로리오를 사사하면서 메시앙의 곡을 초연하는 기회를 누렸다. 이후 1977년 피에르 불레즈의 부름을 받아 그가 창단한 세계적인 현대음악 전문 단체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의 첫 피아노 솔리스트로 18년간 활동했다. 올해 104세가 된 엘리어트 카터의 ‘콩코드 소나타’를 녹음해 그래미상을 받기도 했다.

    죄르지 리게티와도 인연이 깊다. 리게티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와 ‘아이즈 와이드 셧’에 삽입된 음악으로 유명하다. 리게티의 ‘에튀드’ 총 3권은 20세기 최고의 피아노 레퍼토리. 현대적인 음악 어법에 다양한 문화를 가미하고 초절 기교에 현란한 흐름, 복잡하게 얽힌 구조와 리듬까지 연주자의 모든 능력을 동원해야 가능하다.

    그의 예술적 감성은 현대음악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집을 녹음하며 독특한 해석을 선보였고, 바흐의 ‘푸가의 기법’ 연주를 명쾌하게 풀어냈다. ‘푸가의 기법’ 연주는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 아이튠즈 클래식 앨범 다운로드 차트 1위를 기록했다.

    그는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 페스티벌의 러브콜을 받는 예술감독이기도 하다. 뉴욕 카네기홀의 ‘조망’시리즈, 베를린필하모닉과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상주 피아니스트, 루체른 페스티벌의 ‘아티스트 에투왈’, 런던 사우스뱅크의 ‘메시앙 페스티벌’ 예술감독, 벤저민 브리튼이 창설한 영국 올드버러 페스티벌 예술감독 등을 겸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하인츠 홀리거 ‘앨리스-3개의 녹턴’과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적 연습곡’, 죄르지 리게티의 ‘6개의 연습곡’ 등을 선보인다. 또 드뷔시 탄생 150주년을 맞아 에마르가 최근 발매한 도이체 그라모폰 신보 프렐류드 전곡 중 제2권의 여섯 곡도 연주할 예정이다. 4만~8만원. (02)2005-0114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단 하루를 살아도 나답게, 무대에선 아름답게 기억되길"

      “단 하루를 살아도 나답게 살고 싶어요.”‘1세대 스타 연극배우’ 윤석화가 19일 별세했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고 싶다는 명대사를 남기고서다. 향년 69세.한국연극배우협회에 따르면 뇌종양으로 투병한 윤석화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그는 2022년 7월 연극 ‘햄릿’ 무대에 선 뒤 같은 해 10월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하루를 살더라도 ‘윤석화다움’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며 고통스러운 항암 치료 대신 자연요법을 택했다. 투병 중이던 2023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저를 기다리는 관객을 위해 죽기 전에 ‘짠’ 하고 나타나고 싶다. 무대에서만큼은 아름다웠다고 누군가가 기억해주길 바란다”며 50년 넘게 누빈 연극 무대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까지 무대 복귀를 꿈꿨지만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선배 손숙의 데뷔 60주년 기념 연극 ‘토카타’에 5분가량 우정 출연한 것이 그의 유작이 됐다.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CM송의 요정’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오란씨’ ‘부라보콘’ 등의 광고에서 특유의 허스키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직접 출연한 커피 CF에서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대사를 유행시키기도 했다.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다. 무명 배우에 가깝던 그는 1983년 연극 ‘신의 아그네스’에 출연하며 연극계 스타로 급부상했다. 갓난아이를 죽인 수녀 아그네스 역을 열연해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이

    2. 2

      [이 아침의 화가] 붓터치로 빛까지 포착…英 화폐에 새겨진 거장

      나라마다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국민 화가’가 있다. 때때로 이들의 얼굴이나 작품은 국가의 자랑으로서 지폐에 새겨지기도 한다. 단적인 예가 영국 20파운드 지폐를 장식한 주인공,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1775~1851·사진)다. 그가 그린 ‘전함 테메레르’는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 설문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터너는 사물 형태를 또렷하게 그리는 대신 거친 붓터치로 빛과 대기의 움직임을 캔버스에 포착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와 증기기관차의 역동성을 담아낸 그의 화풍은 훗날 프랑스 인상주의의 탄생에 결정적인 영감을 줬다. 오랫동안 라이벌 국가인 프랑스에 비해 문화적으로 뒤진다는 평가를 받던 영국으로선 통쾌한 ‘역전승’이었다.지금 경북 경주 우양미술관에서는 터너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 ‘터너: 인 라이트 앤드 셰이드’가 열리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대 휘트워스미술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터너의 유화, 수채화, 판화 등 86점을 소개하는 전시다. 전시는 내년 5월 25일까지.성수영 기자

    3. 3

      표제 VS 절대, 게르스타인이 그 해묵은 대립을 소환한 이유

      피아노로 고전주의와 현대 사이를 누비는 음악가인 키릴 게르스타인이 한국에서 독주회를 연다. 지난 5월 서울시립교향악단, 11월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데 이어 오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자신의 올해 세 번째 내한 공연을 선보인다. 아르떼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가 직접 이번 리사이틀을 추진하는 이유를 밝혔다.게르스타인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충돌시킨 뒤 자신만의 즉흥성을 가미하는 피아니스트다. 1979년 소련 태생인 그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액상프로방스 페스티벌 등에서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며 명성을 쌓았다. 베를린 필하모닉과 함께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 기념 앨범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학창 시절 재즈를 배운 덕분에 장르를 오가는 보폭이 넓다. 현대 작곡가인 토머스 아데스가 쓴 피아노 협주곡을 보스턴 심포니와 세계 최초로 녹음해 2020년 그라모폰 상을 받았다.23일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일 레퍼토리로는 리스트와 브람스를 골랐다. 낭만주의 시기 예술 성향이 서로 극단이었던 작곡가를 일부러 한 공연에 배치해 극적인 대비 효과를 노렸다. 오늘날 리스트는 표제음악과 문학적 연상을 대표하는 반면 브람스는 절대음악의 구현자로 불린다. 게르스타인은 “(표제음악과 절대음악은) 19세기 후반을 지배했던 중요 논쟁거리였고 향후 리스트·바그너 진영의 대립으로도 표출되곤 했다”며 “관객분들이 이를 단순한 대비가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경험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게르스타인은 공연 1부로 리스트의 ‘페트라르카의 소네트’와 ‘순례의 해: 두번째 해, 이탈리아’ 중 ‘단테를 읽고: 소나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