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베이비부머 절반 "은퇴 준비 못하고 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노후 대비 전략
자녀 교육비 부담 크고 재산은 부동산 편중…'자산 리모델링' 나서야
KB경영연구소 700명 설문
자녀 교육비 부담 크고 재산은 부동산 편중…'자산 리모델링' 나서야
KB경영연구소 700명 설문
100세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말이기도 하다. 은퇴 후 남은 수십 년을 안정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특히 1968~1974년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들의 경우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이제 슬슬 은퇴생활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접어들었다. KB경영연구소는 이에 맞춰 2차 베이비붐 세대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5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은퇴 후 설계’ 시급한 2차 베이비부머
2차 베이비붐 세대는 1968~1974년에 태어나 단기간에 많은 출생인구수(596만명, 전체인구의 12.4%)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분포상 실질적 중심축이 되고 있다. 38~44세인 이들은 65세 이후 수령받는 연금액의 소득대체율이 40년 동안 보험료를 납입했을 경우 월평균소득의 40%, 20년을 납입했을 경우에는 그 절반인 20%를 수령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기대수명의 증가 및 사망률 감소로 연금수급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장기전망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2056년 이후에는 1% 미만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 기조도 이어져 2031년 이후 3.8%, 2051년 이후 2.7%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다.
◆높은 교육열이 노후대비에는 장애물
현재 2차 베이비붐 세대 두 명 중 한 명 이상(55.4%)은 은퇴 후를 위한 재정 준비를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재정적 준비를 시작한 경우에도 35~39세에 시작한 경우가 51.8%, 40세 이후에 시작한 경우가 41.7%로 준비시기가 늦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준비가 부족하다보니 응답자의 62.5%가 은퇴 후 경제적인 생활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불안감을 느끼는 원인으로는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증가를 가장 심각한 리스크로 생각하고 있다. 또 ‘노후 소비 불균형 발생’ ‘의료 및 간병비 증가’ 등 경제적 요인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한다.
이들이 희망하는 은퇴 연령인 평균 63세를 실질 은퇴 시기로 가정했을 때 향후 19~25년 정도의 추가적 경제활동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은퇴 후를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 자녀교육에 대한 지나친 몰입이 가장 큰 이유다.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자금 준비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빠듯한 소득’과 ‘자녀 교육 비용’을 꼽고 있다. 선택적 성격이 강한 자녀교육에 대한 몰입은 자녀교육관과 현재 투자 목적, 소비지출 현황에서도 나타난다.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자녀교육과 양육에 대한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교육을 위해 기러기 부부도 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2.9%, ‘자녀교육을 위해 은퇴 후 자금을 양보할 수 있다’는 비율도 55.3%나 됐다.또 투자 목적으로 ‘자녀 교육비 마련’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노후자금 마련’ ‘일시적 여유 자금 운용’ 등은 차순위다. 가계 지출 중 14.8%를 자녀교육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자녀양육비까지 포함할 경우 20.8%에 달한다. 투자 목적에서도 ‘자녀 교육비 마련’(68.6%, 다중응답)을 1순위로 꼽아 자녀 교육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산관리 방식의 개선도 필요한 상황
2차 베이비붐 세대는 평균 3억7000만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부동산자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이 8 대 2로 부동산에 편중돼 있다. 부동산자산 중에서는 95.0%가 거주용 주택의 가치다. 집 한 채가 자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보유 중인 금융자산은 평균 4800만원이다. 금융자산의 86.4%가 예적금, 보험 등 안전형 상품에 편중돼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안정지향적 투자다. 외환위기, 카드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큰 리스크를 체험하며 성장한 세대라는 점도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안정지향은 적정한 수익실현과는 거리가 먼 자산구조이기 때문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최근 저금리 기조의 현실과 달리 금융자산을 통해 과다한 수익률을 기대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손실감내율 대비 기대수익률의 정도로 투자의 합리성을 분석해 보면, 손실감내율 대비 기대수익률을 10% 이상 높게 기대하는 과다수익기대자가 57.1%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은퇴설계 필요성엔 공감, 준비는 미흡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일반적으로 은퇴 준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은퇴준비에 임하는 자세에서는 미흡하다. 이들에게 부동산자산과 금융자산, 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 주는 금융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의사가 있는지를 질문했더니 41.0%만 이용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2차 베이비부머들은 은퇴 대응을 위한 관련 정보를 신문 잡지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 습득(80.7%)하고 있다. 하지만 매체를 통한 정보는 은퇴 준비의 필요성을 각성시키는 단계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 정도로는 구체적인 대비를 위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어렵다.
황원경 <KB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