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 입고, 싼 거 사고 … 불황으로 의류업체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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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알뜰형' 소비에 나서 의류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준내구재 소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2%로 2008년 12월(-14.2%) 이후 4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1월(-0.6%), 4월(-0.7%), 6월(-0.3%)에 이어 벌써 네번째 마이너스 성장이다. 내구재 8월 증가율은 3.5%, 비내구재는 –0.9%를 기록해 준내구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준내구재 소매 증가율만 급격한 감소세를 보인 것은 의류, 신발, 가방 등을 포함하는 준내구재의 소비 조절이 용이해 입던 옷을 고쳐입거나 저가 의류를 구입하는 식으로 대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알뜰형’ 소비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가 최근 발표한 3분기 의생활지수도 92.4로 항목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100 이상이면 전년 동기 대비 소비가 호전됐음을, 100 이하면 그 반대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3분기엔 여름휴가에 따른 소비가 이어지고 유통가의 최대 대목인 추석까지 겹쳐 소비가 급증하는 시기다. 하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깨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3분기 준내구재 판매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통계청에 따르면 LG패션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9억 원으로 전년 3분기(91억 원)보다 2.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LG패션은 올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보유한 영원무역홀딩스는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052억 원으로 작년 동기(1020억 원)보다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회사도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가 2분기에 소폭 늘어났다.
진도는 1분기 110억 원 흑자에서 2분기 22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3분기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이 회사는 전년 2분기에도 적자를 냈지만 1억 원에 그쳤다.
소비 둔화로 의류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지만 4분기에는 전통적인 성수기에다 고가의 겨울옷이 팔리기 때문에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올 4분기 LG패션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580억 원으로 전년 동기(376억 원)보다 5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베이직하우스는 4분기에 25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년 동기 대비 67.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원무역홀딩스는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87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