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정착, 이제 태블릿 차례
현존 최고 해상도 제품으로 아이패드 정면 공격

삼성전자와 구글이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PC에서 애플을 넘기 위해 동맹을 강화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에선 아이폰을 두 배 이상의 점유율로 따돌린데 비해 태블릿PC의 경우 아이패드에 밀린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29일(현지시간) 최신 안드로이드 OS인 4.2 젤리빈을 얹은 레퍼런스(기준이 되는 제품) 태블릿PC '넥서스10'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PC에서 레퍼런스 제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이 태블릿 영역에서 애플의 기세를 꺾겠다는 강한 의지라고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안드로이드 태블릿PC의 출하량은 2500만대로 4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하면 12% 포인트 증가한 것이지만 아이패드의 시장점유율 56%에는 여전히 15% 포인트 못미치는 수치다.

넥서스10은 애플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아마존 킨들파이어 등에 대항해 7인치대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은 것과 달리 기존 아이패드 화면 사이즈인 10인치대를 택해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만큼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이 눈에 띈다. 태블릿 제품으론 세계 최초로 300PPI(인치 당 화소수)를 지원하는 WQXGA(2560x1600)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뉴아이패드보다 해상도가 높다. 1.7GHz 엑시노스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9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지원해 동영상이나 전자책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기에 알맞다.

통신 성능도 강화했다. 다중 안테나를 적용해 일반 와이파이 모듈 대비 3~4배 빠른 속도의 와이파이 통신이 가능하다. 태블릿 전후면에 모두 근거리무선통신(NFC) 안테나를 탑재해 데이터 전송, 모바일 결제 서비스 등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젤리 빈 OS가 제공하는 부드러운 그래픽 전환과 빠른 터치감, 향상된 앱 구동 속도 등도 느낄수 있다. 또 사용자가 따로 검색하지 않아도 위치 정보나 사용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시하는 '구글 나우'를 지원한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날씨, 교통, 식당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아 보다 편리한 태블릿 사용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16GB 모델은 399달러, 32GB는 499 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넥서스 10은 최고 해상도의 화면과 4배 빠른 와이파이, 안드로이드의 차별화된 사용성 제공 등 태블릿 사용자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췄다" 며 "글로벌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넥서스10이 진정한 의미의 레퍼런스 태블릿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완전히 새로운 OS가 아닌 4.1 버전의 젤리 빈을 업그레이드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실제 구글은 대만 PC제조사인 '아수스'와 손잡고 기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OS를 완전히 바꾼 4.1 젤리 빈 OS를 첫 탑재한 '넥서스7'을 먼저 내놓았다. 이 제품은 지난 달 국내 시장에서도 발매됐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입장에선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힘이 어느 한쪽(삼성전자)에만 쏠리는 것이 달갑지 않을 것" 이라며 "힘의 안배를 위해 레퍼런스 제품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