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평생에 한번 뿐인 기회인데 저한테는 두번이나 찾아왔어요. 한국에서는 못했지만 더 큰 무대에서 목표를 이뤘어요."

30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로는 여덟번째로 신인왕을 확정한 유소연(22·한화)은 팬들의 많은 관심 때문에 부담도 가졌지만 지금은 성원에 보답했다는 뿌듯한 마음이 앞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유소연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른 뒤 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 대형 신인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국내 무대에서는 신인왕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2011년 US여자오픈에 출전, 정상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한 미국 무대에서 경쟁자인 알렉시스 톰슨(미국)을 압도적인 점수차로 제치고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유소연은 "박세리, 한희원, 박지은 등 대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 갔다는 게 더없이 영광스럽다"며 "언니들이 미국 생활을 할 때 조언을 해줘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연세대에 재학중인 유소연은 대회 일정이 빈 사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으며 졸업을 준비하고 있다.

유소연은 "미국 대회 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해 학점이 좋지 못하다"면서도 "남은 기간 열심히 공부해 꼭 졸업장을 따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다음은 유소연과 일문일답.
--한국에서는 신인왕을 놓쳤지만 미국에서 신인왕이 됐다.

▲남들은 평생에 한번 뿐인 기회인데 나한테는 두번이나 찾아왔다.

한국에서는 못했지만 더 큰 무대에서 목표를 이뤄 기쁘다.

박세리, 한희원, 박지은 등 대선배의 발자취를 따라갔기에 영광스럽다.

시즌 초반에 많은 분들이 신인왕 여부에 관심을 가져줘서 부담이 됐는데 성원에 보답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하는 미국생활이 쉽지만은 않았을텐데.
▲어머니와 같이 미국 생활을 했기 때문에 향수병 같은 것은 앓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 후반이 되니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많이 보고 싶었다.

박세리 언니 같은 1세대 선배들이 조언을 해 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선배들이 어떤 조언을 해줬나.

▲세리 언니의 경우 골프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해 줬다.

피아노나 바이올린 연주가 취미인데 미국에서는 그런 것을 하지 못해 아쉽다.

--시즌을 보내면서 캐디와는 호흡이 잘 맞았나.

▲캐디가 유명한 골프선수와 이름이 똑 같은 '톰 왓슨'이다.

경기 중에 수다도 같이 많이 떨고 재미있게 지냈다.

내가 기분이 우울할 때도 잘 이끌어 준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작년에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기에 올해도 타이틀을 지키고 싶었다.

그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는지 올해 대회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지금은 한국에 와 있는데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연세대 졸업반이어서 학점을 따서 졸업을 해야한다.

대회 일정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못해 학점이 좋지 못하다.

10학점이 남았는데 반드시 졸업장을 따겠다.

--이번 주 가까운 일본에서 열리는 미즈노 클래식에는 출전하지 않는데.
▲다음 주에 멕시코에서 열리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기 위해 이번주 대회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골프여제 오초아가 주최하는 대회라 꼭 출전하고 싶었다.

--이제 LPGA 투어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가.

▲시즌 초반 세웠던 신인왕을 달성하고 나니 동기 부여를 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LPGA 투어 대회는 2개가 남았는데 우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

미국 대회가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와 한일여자프로골프 대항전에 출전할 것이다.

--내년 목표을 말한다면.
▲올해 목표 중에 하나가 세계랭킹 톱10 진입이었는데 이뤄졌다.

(30일 현재 유소연의 세계랭킹은 9위) 내년에는 목표를 상향 조정해 다른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