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머니마켓펀드(MMF) 특정금전신탁(MMT) 머니마켓랩(MMW) 등과 같은 단기 자산운용상품들은 만기 7일 이내의 유동성 자산을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편입해야 한다. 또 MMT와 MMW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중에서도 신용등급이 최상위 2개 등급인 경우에만 투자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단기 자산운용상품 현황 및 정책방향’을 29일 발표했다. 금융위는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달 중 금융투자업 규정을 개정한 뒤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유동성 자산 의무 편입해야

MMF MMT MMW는 기업이나 고액자산가들이 단기 자금을 묻어두는 대표적 금융상품이다. 따라서 고객들이 맡겨둔 돈을 운용할 때도 1일물 위주로 투자해왔다. 고객들이 언제 돈을 빼 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채권 정기예금 등과 같은 기간물 편입 비중도 높은 편이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이들 세 상품에 대해 유동성 자산 의무편입 비율을 새롭게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검토 중인 방안은 만기 1일 이내 자산을 전체의 10%, 만기 7일 이내 자산을 30% 이상 유지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아울러 세 상품이 편입하고 있는 자산의 가중평균잔존만기도 현행 90일에서 60일로 축소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또 현재 MMF에 대해 적용하고 있는 편입자산의 신용등급 규제를 MMT MMW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MT와 MMW는 앞으로 신용등급이 최상위 2개 등급인 자산만 편입할 수 있게 된다. 즉 회사채는 ‘AAA’ 등급과 ‘AA+’ 등급, CP는 ‘A1’ 등급과 ‘A2+’ 등급인 경우에만 편입할 수 있다.

◆올 들어 단기 상품 32조원 급증

금융위가 단기 자산운용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키로 한 것은 최근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들 상품으로 자금이 급격히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 자산운용상품의 잔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말 122조5000억원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말엔 100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올 들어 다시 급증하기 시작, 8월 말에는 13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김용범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이들 단기 자산운용상품으로 인해 단기간에 금융시스템의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금리상승(편입자산 가격 하락) 등 시장 상황에 따라 환매 규모가 급증할 경우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MMF·MMT·MMW

고객이 맡긴 돈을 환매조건부채권(RP) 기업어음(CP) 등 만기가 짧은 자산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단기 자산운용상품이다. 상품의 구조에 따라서 MMF(머니마켓펀드) MMT(특정금전신탁) MMW(머니마켓랩) 등으로 구분된다. 수시로 돈을 넣었다 찾아도 은행 예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