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멀티숍(종합매장) 브랜드 에이랜드가 내달 중순 홍콩 최대 쇼핑몰 하버시티에 입점하는 등 토종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길거리 멀티숍 에이랜드는 홍콩 쇼핑몰 하버시티와 내달 중순 입점하는 내용의 계약을 최근 맺었다. 로우클래식, 샐러드볼, 38컴온커먼, 브라운배거 등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100여개로 구성한 홍콩 1호점을 130㎡(약 40평) 규모로 내기로 했다.

하버시티에는 루이비통 샤넬 구찌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를 포함한 700여개의 전 세계 패션 브랜드가 모여 있다. 2010년 성주그룹의 가방 브랜드 MCM이 입점했고,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 등 일부 화장품 브랜드가 들어갔다.

지난해 3월 ‘팝 컬처’를 컨셉트로 출범한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 스파이시칼라는 지난 19일 중국 청두의 쇼핑몰 래플즈시티에 중국 1호점을 냈다. 올해 4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이세탄백화점에 1, 2호점을 낸 데 이어 세 번째 해외 매장이다.

토종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빨라지는 건 최신 유행에 민감한 디자인을 빠르게 반영해 제품으로 내놓는 ‘유통망’과 독특한 감성의 ‘디자인’ 덕분이란 분석이다. 가격은 명품에 비해 10분의 1(재킷 10만~20만원대) 수준인데도 유행에 민감한 디자인을 바로 적용해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것이다.

토종 브랜드의 주요 고객은 ‘큰손’으로 부상한 중국이다. 이랜드는 2008년부터 중국에서 캐주얼 브랜드로 ‘후아유’를 판매하다가 올해 9월 국내와 중국에서 동시에 SPA 브랜드로 바꿨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도 트렌디한 여성복 브랜드 보브를 작년 9월 중국 항저우 인타이백화점에 입점시켰다. 올해 말까지 보브 매장(현재 9곳)을 12곳으로 늘릴 계획이며, 자체 SPA 브랜드 ‘지컷’과 패션·리빙 브랜드 ‘자주’도 중국에 진출시킬 방침이다.

제일모직은 올해 초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론칭할 때부터 중국인들이 ‘숫자 8’을 좋아한다는 점을 고려해 만들었다. 심문보 제일모직 홍보팀장은 “내년엔 국내에서 1600억원(올해 600억원 예상)의 매출을 내고 이듬해 중국을 비롯해 해외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