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실 정도로 하얗거나 화사한 원색이거나.’

22~28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과 서교동 자이갤러리 등에서 열린 ‘2013 춘계 서울패션위크’에서 엿본 내년 봄여름 유행 컬러는 밝고 환한 색상이다. 디자이너들은 저마다 가벼운 흰색 면 소재의 원피스나 하늘거리는 원색톤의 시폰 소재 치마 등을 선보였다. 봄여름의 환하고 경쾌한 기운을 디자인에 녹여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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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드레스로 ‘소녀’처럼

부부 디자이너 ‘스티브J&요니P’의 무대에는 흰색 왕관을 쓴 소녀 같은 모델들이 등장했다. 자연친화적인 면 소재로 무릎까지 오게 만든 여성스러운 원피스에 얇고 투명한 셀로판을 덧대거나 페이즐리 무늬 등을 포인트로 넣었다. 흰색에 그린이나 오렌지 등 원색을 섞은 경쾌한 느낌의 의상들도 선보였다.

‘미스지 컬렉션’을 만들고 있는 지춘희 디자이너는 ‘비밀의 정원’을 주제로 1980년대 미국 TV드라마 ‘초원의 집’에 나오는 소녀들이 입고 나올 법한 의상들을 내놨다. 체크 무늬의 풍성한 치마, 어깨를 강조한 블라우스 등 복고풍 느낌의 옷들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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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옥 디자이너도 흰색 위주의 의상을 내놨다. 물이 퍼지는 듯한 소용돌이 모양, 스트라이프와 도트 등 다양한 무늬를 활용했다.

문영희 이석태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디자이너들도 ‘화이트’를 메인 색상으로 택했다. 16년 동안 파리컬렉션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영희 디자이너는 흰색 셔츠에 품이 큰 남성용 정장을 여성의 몸에 맞게 가봉하거나 여성스러운 드레스를 매치하는 등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나비를 컨셉트로 꾸민 이상봉 디자이너의 무대에선 광택 있는 트렌치 코트 안에 흰색 셔츠나 원피스를 입은 모델들이 등장했다. 자잘한 체크 무늬에 몸에 딱 붙는 여성스러운 바지, 둥근 어깨 라인을 강조한 블라우스 등이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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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원색이 ‘대세’

남성복도 흰색과 빨강 등 밝고 환한 색상이 주를 이뤘다. 남성적인 라인을 강조하면서도 어깨를 둥글게 부풀리거나 모자를 다는 등 발랄해 보이는 디자인들을 선보였다. 남성복 브랜드 ‘비욘드 클로짓’을 만들고 있는 고태용 디자이너는 ‘여행’을 주제로, 체크와 스트라이프 무늬 의상에 술(태슬) 장식이 달린 신발과 큼지막한 백팩으로 경쾌함을 강조했다.

신재희 디자이너는 전시회 형태의 실험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흰색을 기본으로 그레이와 블랙 등 무채색 의상에 노랑과 블루 등 원색 신발을 매치했다. ‘반하트 디 알바자’를 만들고 있는 정두영 디자이너도 스트라이프 셔츠와 화이트 블루를 밑바탕으로 한 슈트 및 트렌치 코트 등으로 무대를 꾸몄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