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좀 봐라' 트위터에 충고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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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본사 부사장과의 대화, ‘맞팔 문화’가 만드는 ‘트위터 피로감’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트위터 본사 해외 마케팅 담당 오스만 라라키 부사장을 만나 두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눴습니다.
라라키 부사장은 저에게 한국 트위터 사용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지 물었습니다. 광파리 따위가 그런 것까지는 알 수 없어 평소 생각했던 것을 얘기했습니다. 작년에는 트위터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타임라인이 활발하게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요즘 들어 주춤해진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라라키 부사장은 주춤해졌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다시 증가세가 빨라질 것이라고 하더군요.
라라키 부사장은 “트위터 사용자는 파도처럼 늘어난다”고 말했습니다. 빠르게 늘다가 증가세가 주춤해졌다가 다시 빠르게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일리 있는 얘기입니다. 라라키 부사장은 트위터가 한국에 사무소를 열고 12월에 대통령 선거라는 큰 이벤트가 있는 만큼 큰 기대를 하는 눈치였습니다.
저는 ‘트위터 피로감(Twitter Fatigue)’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트위터 사용자들이 어느 순간 ‘트위터 때문에 피곤하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는 얘기죠. 저는 최근 트위터 사용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왜 피곤하다고 느끼느냐는 것이겠죠. 어린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싫증을 느끼는 정도라면 조금만 바꿔줘도 다시 흥이 날 테니 문제없습니다.
그러나 트위터 자체가 피곤하게 느껴진다면 문제라고 봅니다. 저는 그 피로감이 한국에서 유난히 심하다는 ‘맞팔’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맞팔이 뭡니까? 내가 너를 팔로윙(남의 글 받아보기)했으니 너도 나를 팔로윙해야 한다. 이것이죠. 팔로윙 품앗이.
저는 2200명 남짓 팔로윙 하고 있습니다. 체면을 생각하면 팔로윙을 훨씬 늘려야 합니다. 회사 선후배도 팔로윙 해야 하고 정보기술(IT) 업계 대표들도 팔로윙 해야 하고…. 제 팔로워 중에 저보다 똑똑한 분들이 너무 많아 ‘기본예절’을 생각한다면 팔로윙을 5배, 10배로 늘려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2200명으로도 버겁습니다. 타임라인이 어지럽게 돌아가고 제 기분을 상하게 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목격합니다.
맞팔이 확산된 이유를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내가 누군가를 팔로윙 했는데 상대가 맞팔을 해 주지 않으면 ‘무시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 나쁩니다. 그러나 이런 것까지 따지다 보면 피곤합니다. 그래서 저는 눈에 띄고 팔로윙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만 팔로윙 합니다. 언팔(받아보기 중단, 언팔로윙)은 상대방이 알면 기분 상할까봐 최대한 자제합니다. 블록(접근 차단)은 무례라고 생각해 아예 안 하고 있죠.
저는 트위터를 쾌적하게 이용하려면 팔로윙과 언팔로윙(받아보기 중단)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나를 팔로윙 하는지 신경 쓰지 않고 누구를 팔로윙 해야 하는지 부담을 갖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서로 팔로윙과 언팔로윙을 신경 쓰지 않고 트위터를 사용해야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라라키 부사장은 제 얘기를 듣고 “이해한다”, “유독 한국에서 맞팔이 심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라라키 부사장한테 “카카오톡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트위터 성장세가 주춤해진 데는 ‘트위터 피로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카카오톡이 등장해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카카오톡의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면서 “트위터 역시 모바일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트위터의 한국 사무소 개설이 소셜 서비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트위터 본사 해외 마케팅 담당 오스만 라라키 부사장을 만나 두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눴습니다.
라라키 부사장은 저에게 한국 트위터 사용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지 물었습니다. 광파리 따위가 그런 것까지는 알 수 없어 평소 생각했던 것을 얘기했습니다. 작년에는 트위터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타임라인이 활발하게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요즘 들어 주춤해진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라라키 부사장은 주춤해졌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다시 증가세가 빨라질 것이라고 하더군요.
라라키 부사장은 “트위터 사용자는 파도처럼 늘어난다”고 말했습니다. 빠르게 늘다가 증가세가 주춤해졌다가 다시 빠르게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일리 있는 얘기입니다. 라라키 부사장은 트위터가 한국에 사무소를 열고 12월에 대통령 선거라는 큰 이벤트가 있는 만큼 큰 기대를 하는 눈치였습니다.
저는 ‘트위터 피로감(Twitter Fatigue)’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트위터 사용자들이 어느 순간 ‘트위터 때문에 피곤하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는 얘기죠. 저는 최근 트위터 사용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왜 피곤하다고 느끼느냐는 것이겠죠. 어린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싫증을 느끼는 정도라면 조금만 바꿔줘도 다시 흥이 날 테니 문제없습니다.
그러나 트위터 자체가 피곤하게 느껴진다면 문제라고 봅니다. 저는 그 피로감이 한국에서 유난히 심하다는 ‘맞팔’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맞팔이 뭡니까? 내가 너를 팔로윙(남의 글 받아보기)했으니 너도 나를 팔로윙해야 한다. 이것이죠. 팔로윙 품앗이.
저는 2200명 남짓 팔로윙 하고 있습니다. 체면을 생각하면 팔로윙을 훨씬 늘려야 합니다. 회사 선후배도 팔로윙 해야 하고 정보기술(IT) 업계 대표들도 팔로윙 해야 하고…. 제 팔로워 중에 저보다 똑똑한 분들이 너무 많아 ‘기본예절’을 생각한다면 팔로윙을 5배, 10배로 늘려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2200명으로도 버겁습니다. 타임라인이 어지럽게 돌아가고 제 기분을 상하게 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목격합니다.
맞팔이 확산된 이유를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내가 누군가를 팔로윙 했는데 상대가 맞팔을 해 주지 않으면 ‘무시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 나쁩니다. 그러나 이런 것까지 따지다 보면 피곤합니다. 그래서 저는 눈에 띄고 팔로윙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만 팔로윙 합니다. 언팔(받아보기 중단, 언팔로윙)은 상대방이 알면 기분 상할까봐 최대한 자제합니다. 블록(접근 차단)은 무례라고 생각해 아예 안 하고 있죠.
저는 트위터를 쾌적하게 이용하려면 팔로윙과 언팔로윙(받아보기 중단)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나를 팔로윙 하는지 신경 쓰지 않고 누구를 팔로윙 해야 하는지 부담을 갖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서로 팔로윙과 언팔로윙을 신경 쓰지 않고 트위터를 사용해야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라라키 부사장은 제 얘기를 듣고 “이해한다”, “유독 한국에서 맞팔이 심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라라키 부사장한테 “카카오톡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트위터 성장세가 주춤해진 데는 ‘트위터 피로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카카오톡이 등장해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카카오톡의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면서 “트위터 역시 모바일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트위터의 한국 사무소 개설이 소셜 서비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