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CEO들 '집단 반기'…"오바마, 부자증세 대신 세원확대하라"
“의회는 재정벼랑(fiscal cliff) 문제 해결책을 조속히 마련하라.”

제너럴일렉트릭(GE), 골드만삭스, 마이크로소프트(MS), 보잉 등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87명이 2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세율 인상 없는 세수 확대와 재정지출 축소를 통해 재정벼랑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들은 성명서에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세율을 올리기보다는 세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원을 넓히는 성장 친화적인 세제개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상위 2% 부유층의 소득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세금 감면, 공제 등과 같은 세제상의 허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의료보험(메디케어·메디케이드)과 사회보장제도를 효율적으로 개혁해 불필요한 재정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CEO들은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심슨볼스 위원회가 내놓은 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슨볼스 위원회는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이 설치한 재정적자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어스킨 볼스(민주당)와 앨런 심슨(공화당)이 주도해 만든 초당적 조직이다. 심슨볼스 위원회는 세금을 1달러 늘릴 때마다 재정지출은 3달러 줄이자고 제안했다.

CEO들이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재정벼랑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은 재정벼랑으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것을 우려해 투자를 미루고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재정벼랑이 현실화되면 미국 경제가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재정벼랑이 현실화되면 미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의회에 조속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