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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重, 서산간척지 일군 '정주영 DNA' 살려 해외 식량영토 개척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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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30만㏊ 식량기지 건설
    농업 분야 100억달러 투자…IFC서 전폭 지원

    가난한 소작농 집안에서 태어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농사에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었다. ‘국토를 넓혀서라도 쌀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1979년 공유수면매립 면허를 받아 충남 서산간척지 공사를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1995년 처음으로 대규모 민간 영농사업에 진출했고 서산농장은 현재 연간 33만6280석의 쌀을 생산하고 있다.

    ○100억달러 실탄, IFC와 손잡아

    현대중공업그룹이 정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 대규모 해외 농장 사업에 나선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와 손잡고 우크라이나 등 개도국에서 총 30만㏊(헥타르)에 달하는 농장을 매입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자원 개발 전문 계열사인 현대자원개발의 양봉진 사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IFC 본사에서 진용차이 IFC 대표와 신흥시장에서의 농업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IFC의 금융 지원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신흥 국가에서 식량기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현대자원개발은 우선 러시아 연해주에서 운영 중인 농장 규모를 10만㏊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 흑토지역에 10만㏊, 아르헨티나 팜파스지역에 10만㏊ 등을 추가로 확보해 총 30만㏊에 이르는 대규모 해외 식량기지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서울 면적의 5배에 달하는 크기로 국내에서 연간 소비되는 옥수수의 3분의 1인 300만t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IFC는 민간부문에 개발자금을 제공하는 세계은행 산하 기구다. 신흥국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금융 투자, 자문 서비스, 국제금융시장의 자금 유치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 회계연도(2011년 7월~2012년 6월) 총 지원금액 204억달러 가운데 42억달러를 농업 관련 산업에 투자했다. 내년 회계연도에는 농업부문 투자를 100억달러까지 늘릴 계획인 만큼 대규모 자금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현대자원개발이 국제기구로부터 금융지원 약속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러시아 연해주에서 대규모 농장을 운영해온 노하우 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 러시아 연해주에 1만㏊ 규모의 농지 인수를 시작으로 매년 농지를 확대해 2만1000㏊ 부지에서 농장 사업을 하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70배에 달하는 넓이로 국내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의 농장 사업이다. 콩과 옥수수, 밀, 귀리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2만여t을 수확할 예정이다.

    ○‘서산 신화’ 해외로 확장

    투기성 투자와 기상이변 등으로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곡물 확보는 국가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해외 식량 확보와 관련한 한국 기업의 수준은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다. 수익 회수기간이 길고 신흥국의 정치 리스크, 카길 등 곡물 유통메이저들로 인한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대기업 가운데 해외에 농장을 확보하고 있는 곳도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현대자원개발은 IFC와의 협력을 통해 재정적인 지원뿐 아니라 신흥국에서의 정치 리스크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 사장은 “현대자원개발의 해외 영농 노하우를 IFC가 금융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한 점에서 해외 식량 기지 확보라는 국가적 관심사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 이라며 “장기적으로 27%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을 높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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