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과 다른 불국사…우리시대 창조적 복원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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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박물관 ‘한국건축문화재, 복원과 창조의 경계’전
경주 불국사는 751년(경덕왕 10년) 김대성이 창건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불국사는 조선시대 사찰 건축 양식에 가깝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졌을까.
한양대학교 박물관(관장 이희수 교수)은 같은 대학 건축합구 동아시아건축역사연구실과 함께 그 배경을 밝히는 특별전 ‘한국건축문화재, 복원과 창조의 경계’ 전을 내년 2월23일까지 연다. 최근 광화문 및 남대문 복원과 함께 부쩍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건축문화재의 복원과정을 불국사를 중심으로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불국사는 1970년부터 1973년까지 3년 6개월에 걸쳐 복구됐는데 문제는 당시까지만 해도 삼국시대 사찰건축에 대한 연구가 불충분했기 때문에 석단과 석교 등 당시까지 남아있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고려 및 조선초기의 사찰 양식으로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창조의 요소가 끼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러한 결정의 과정에 나타난 시대 상황과 학계의 고민을 추정해볼 수 있는 공사일지, 자문회의록 등 문건과 공사 사진 철이 함께 공개된다.
유럽에서는 고건축의 실체가 확실히 규명될 때까지 복원을 미루고 후세에 그 과제를 넘기는 것이 관례다. 정확한 실체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복원은 원형을 훼손함은 물론 대중에게 건물의 원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불국사의 원래 모습은 어땠을까. 문헌자료에 의하면 원래의 불국사는 그 규모가 현재의 8배인 2000여 칸에 달했다고 한다. 박물관 측은 국내 복원전문가와 협력하여 고서의 기록을 토대로 불국사의 웅장한 모습을 삼차원(3D) 입체영상으로 복원 제작, 55인치 대형화면을 통해 관람객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건축문화재 복원을 위한 여러 개념을 소개하면서 복원대상의 선정, 복원의 기준과 방법론을 생각해보는 코너도 마련했다.
배원정 수석학예연구사는 “복원은 아무리 원형에 충실하다 해도 결국은 현대의 창조물일 수밖에 없다”며 “이번 전시는 그런 건축문화재 복원에 내재해 있는 여러 과제들을 재고해보기 위해 기획됐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의 부대 행사로 김영택 화백의 ‘펜화에 담긴 건축문화재’ 전, 어린이 건축문화재 그림공모전도 함께 열린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경주 불국사는 751년(경덕왕 10년) 김대성이 창건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불국사는 조선시대 사찰 건축 양식에 가깝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졌을까.
한양대학교 박물관(관장 이희수 교수)은 같은 대학 건축합구 동아시아건축역사연구실과 함께 그 배경을 밝히는 특별전 ‘한국건축문화재, 복원과 창조의 경계’ 전을 내년 2월23일까지 연다. 최근 광화문 및 남대문 복원과 함께 부쩍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건축문화재의 복원과정을 불국사를 중심으로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불국사는 1970년부터 1973년까지 3년 6개월에 걸쳐 복구됐는데 문제는 당시까지만 해도 삼국시대 사찰건축에 대한 연구가 불충분했기 때문에 석단과 석교 등 당시까지 남아있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고려 및 조선초기의 사찰 양식으로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창조의 요소가 끼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러한 결정의 과정에 나타난 시대 상황과 학계의 고민을 추정해볼 수 있는 공사일지, 자문회의록 등 문건과 공사 사진 철이 함께 공개된다.
유럽에서는 고건축의 실체가 확실히 규명될 때까지 복원을 미루고 후세에 그 과제를 넘기는 것이 관례다. 정확한 실체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복원은 원형을 훼손함은 물론 대중에게 건물의 원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불국사의 원래 모습은 어땠을까. 문헌자료에 의하면 원래의 불국사는 그 규모가 현재의 8배인 2000여 칸에 달했다고 한다. 박물관 측은 국내 복원전문가와 협력하여 고서의 기록을 토대로 불국사의 웅장한 모습을 삼차원(3D) 입체영상으로 복원 제작, 55인치 대형화면을 통해 관람객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건축문화재 복원을 위한 여러 개념을 소개하면서 복원대상의 선정, 복원의 기준과 방법론을 생각해보는 코너도 마련했다.
배원정 수석학예연구사는 “복원은 아무리 원형에 충실하다 해도 결국은 현대의 창조물일 수밖에 없다”며 “이번 전시는 그런 건축문화재 복원에 내재해 있는 여러 과제들을 재고해보기 위해 기획됐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의 부대 행사로 김영택 화백의 ‘펜화에 담긴 건축문화재’ 전, 어린이 건축문화재 그림공모전도 함께 열린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