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3분기 `바닥론'…4분기 개선 조짐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대규모 `어닝 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찌감치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은 어닝 쇼크를 경험했다.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경기가 3분기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 속에 수출과 내수가 예상보다 심각한 부진을 보인 탓이다.

최근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계속 하향조정 중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발표한 118개 주요 상장사 중 77.1%인 91곳은 최근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연결기준)가 이달 초보다 줄었다.

기업 21곳은 전망치가 증가했으나 그 폭이 0~8% 수준에 그쳤고 3곳은 변동이 없었다.

또 나머지 3곳은 적자였는데 이중 2곳은 적자 폭이 줄었고 1곳은 확대됐다.

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오면서 이처럼 대부분 기업의 3분기 전망치가 계속 하강 곡선을 그리는 것은 그만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8조원대의 `깜짝 실적'을 발표한 것을 제외하면 SK, 현대차, SK이노베이션, POSCO, 현대중공업, LG전자, 기아차, S-oil 등 각 그룹 주력 계열사의 최근 실적 전망치는 이달 초보다 하락했다.

특히 항공, 해운, 철강, 통신, 은행, 기계 등이 업종 하락 폭이 커 어닝 쇼크 우선 대상으로 뽑힌다.

통신업종의 경우 LG유플러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이달 초 403억원에서 최근 212억원으로 47.4% 떨어진 것을 비롯해 SK텔레콤은 15.4%, KT는 6.3% 각각 하향조정됐다.

항공ㆍ해운업종 역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도 안돼 아시아나항공은 17.4%, 대한항공은 8.1%, 한진해운은 17.1% 각각 떨어졌다.

내수 업종인 은행의 전망치도 크게 떨어져 어닝 쇼크가 우려된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5천620억원에서 4천400억원으로 21.7% 줄어든 것을 비롯해 KB금융 12.5%, 기업은행 11.8%, 우리금융 9.5%, 신한지주 8.4%, 외환은행 7.2% 각각 하락했다.

최근 3분기 잠정실적을 일찍 발표한 기업들에서 어닝 쇼크는 이미 시작됐다.

삼성테크윈이 전날 발표한 3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는 전분기보다 30.4% 감소한 369억이었다.

이는 이달 초 전망치(608억원)나 최근 전망치(545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또 OCI의 3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도 330억원으로 이달 초 전망치(810억원)보다 59.2% 적었고 에스원은 279억원으로 이달 초(401억원)보다 30.5% 낮아졌다.

신영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전 업종에 걸쳐 3분기와 4분기 실적에 대한 강력한 하향조정이 관찰된다"며 "최근 국내 전체 기업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주보다 각각 1.4%, 0.8% 하향조정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어닝 쇼크는 글로벌 경기가 3분기 저점을 찍어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9월 수출은 3분기 내내 작년 동월보다 감소했다.

중국은 3분기 경제성장률이 7.4%를 보여 바닥론이 나오고 미국도 3분기 저점을 찍고 4분기부터 경기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김다정 오예진 기자 kaka@yna.co.krdjkim@yna.co.kroh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