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자동차株 '후진기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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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은 바닥인데 성장 둔화 우려에 주가 내리막
"내년 車수요 증가 둔화" 기관·외국인 매도세
"저평가 매수기회" 의견도
"내년 車수요 증가 둔화" 기관·외국인 매도세
"저평가 매수기회" 의견도
○주가수익비율(PER)은 바닥
현대차는 22일 2000원(0.88%) 내린 22만6000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금요일 0.87% 하락에 이은 이틀 연속 내림세다. 기아차는 600원(0.90%) 내린 6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만5100원까지 떨어져 지난 2월9일 6만5000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1.33%) 현대위아(-0.28%) 성우하이텍(-1.63%) 평화정공(-0.28%) 등 주요 부품주도 하락했다.
자동차주의 하락폭은 코스피지수와 비교해도 크다.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2.74% 내리는 동안 현대차는 10.32%, 기아차는 4.61% 하락했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의 태도도 자동차주에 호의적이지 않다. 기관은 이달 들어 기아차(-1520억원) 현대차(-1194억원) 현대모비스(-653억원) 등 주요 자동차주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현대차에 대해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주가 하락을 거듭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상으로는 바닥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투자증권이 추정한 현대차의 올해 순이익 기준 PER은 7.3배로 2008~2011년 평균 9.5배보다 낮다. 분석 방법에 따라서는 현대차 PER이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있다.
○성장세 둔화 우려가 주가 발목
문제는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게 할 재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자동차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내년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증가율이 3.4%로 지난해 4.8%, 올해 5.9%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산업재팀장은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 마케팅 비용이 늘어 수익성이 악화된다”며 “거시경제 여건이 좋아지기 전까지는 자동차주가 정체 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말 현대차 터키 공장과 2014년 기아차 중국 3공장 증설이 예정돼 있지만 생산 능력 증가 속도가 글로벌 자동차 수요 증가 속도를 넘어서진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 우려와 정치권의 대기업 순환출자 규제 움직임 등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주가가 저평가에서 벗어나려면 추가적인 증설 계획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 경쟁력이 약화된 것은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는 지금의 저평가 국면이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윤필중 삼성증권 자동차·운송팀장은 “글로벌 자동차시장 여건이 과거 3~4년보다 우호적이지는 않다”면서도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감안한다면 현 주가에서는 매수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