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고어텍스 R&D센터 가보니 "500시간 세탁해도 실밥 안풀려야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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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하는 모든 아웃도어 의류는 시제품 출시 전에 실험실로 보내집니다. 본사가 직접 실시하는 품질 검사를 통과해야 고어텍스 로고를 붙여 판매할 수 있죠.” 아웃도어 원단 고어텍스를 생산하는 고어의 독일 뮌헨 연구·개발(R&D)센터. 이곳에서 만난 모니카 진칭거 매니저는 실험실 한켠에 쌓인 시제품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안감이 뜯어진 한 유럽 업체의 아웃도어 점퍼를 세탁기에서 꺼내보이며 “물세탁을 500시간 동안 돌려도 봉제에 이상이 없어야 하는데 이 옷은 400여시간 만에 일부가 손상돼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강한 비바람 막게끔 ‘철통 검사’
이 실험실에서는 세탁 테스트 외에도 방수·방풍·투습 등의 품질 검사를 벌인다. 고어텍스 원단은 100㎏ 하중에 맞먹는 수압과 태풍급 바람의 압력에 견뎌야 한다. 산속에서 악천후를 만난 상황을 가정해 강한 비바람을 뿌린 뒤 방수가 제대로 되는지 확인하는 ‘레인 룸’ 설비도 가동 중이다.
디자인과 생산은 아웃도어 업체들이 직접 하지만 고어는 완제품의 품질관리에 상당 부분 관여하고 있다. 고어텍스 안감과 의류 겉감을 접합하는 ‘라미네이션 테이프’와 봉제설비도 고어가 업체들에 직접 공급한다.
아웃도어 의류 소재로 가장 널리 쓰이는 고어텍스는 비바람은 막아내고 땀은 배출하는 독특한 기능성으로 ‘세계를 바꾼 발명품’(2007년 영국 인디펜던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원단에 뚫린 구멍이 물방울 입자보다 2만분의 1로 작고, 수증기 분자보다는 700배 큰 이중 구조 때문이다. 이 섬유는 창업자 밥 고어가 1969년 산업소재를 개발할 목적으로 실험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실패의 산물’이지만, 고어를 연 매출 30억달러(약 3조3000억원)의 글로벌 소재업체로 키워낸 주역이 됐다.
○“활동 목적 따라 소재 선택을”
한국은 단일 국가로는 아시아 최대의 고어텍스 소비 시장이다. 하지만 수입 원단인 고어텍스가 아웃도어 의류의 ‘가격 거품’을 만든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토마스 키블러 글로벌 제품개발 리더는 “고어는 원단을 공급할 뿐 최종 제품가격 결정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소비자들이 최고급 제품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며 “가장 일반적인 범용 소재인 ‘고어텍스’와 고산지대용 ‘고어텍스 프로’, 익스트림 스포츠용 ‘고어텍스 액티브’ 등으로 세분화한 3개 제품군 중 활동 목적에 따라 합리적으로 선택하라는 게 회사가 권장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뮌헨=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그는 안감이 뜯어진 한 유럽 업체의 아웃도어 점퍼를 세탁기에서 꺼내보이며 “물세탁을 500시간 동안 돌려도 봉제에 이상이 없어야 하는데 이 옷은 400여시간 만에 일부가 손상돼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강한 비바람 막게끔 ‘철통 검사’
이 실험실에서는 세탁 테스트 외에도 방수·방풍·투습 등의 품질 검사를 벌인다. 고어텍스 원단은 100㎏ 하중에 맞먹는 수압과 태풍급 바람의 압력에 견뎌야 한다. 산속에서 악천후를 만난 상황을 가정해 강한 비바람을 뿌린 뒤 방수가 제대로 되는지 확인하는 ‘레인 룸’ 설비도 가동 중이다.
디자인과 생산은 아웃도어 업체들이 직접 하지만 고어는 완제품의 품질관리에 상당 부분 관여하고 있다. 고어텍스 안감과 의류 겉감을 접합하는 ‘라미네이션 테이프’와 봉제설비도 고어가 업체들에 직접 공급한다.
아웃도어 의류 소재로 가장 널리 쓰이는 고어텍스는 비바람은 막아내고 땀은 배출하는 독특한 기능성으로 ‘세계를 바꾼 발명품’(2007년 영국 인디펜던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원단에 뚫린 구멍이 물방울 입자보다 2만분의 1로 작고, 수증기 분자보다는 700배 큰 이중 구조 때문이다. 이 섬유는 창업자 밥 고어가 1969년 산업소재를 개발할 목적으로 실험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실패의 산물’이지만, 고어를 연 매출 30억달러(약 3조3000억원)의 글로벌 소재업체로 키워낸 주역이 됐다.
○“활동 목적 따라 소재 선택을”
한국은 단일 국가로는 아시아 최대의 고어텍스 소비 시장이다. 하지만 수입 원단인 고어텍스가 아웃도어 의류의 ‘가격 거품’을 만든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토마스 키블러 글로벌 제품개발 리더는 “고어는 원단을 공급할 뿐 최종 제품가격 결정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소비자들이 최고급 제품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며 “가장 일반적인 범용 소재인 ‘고어텍스’와 고산지대용 ‘고어텍스 프로’, 익스트림 스포츠용 ‘고어텍스 액티브’ 등으로 세분화한 3개 제품군 중 활동 목적에 따라 합리적으로 선택하라는 게 회사가 권장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뮌헨=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