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는 국내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연이어 발표된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익이 스마트폰 사업에 치중된 만큼 개별 종목의 이슈를 잘 따져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4일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부진에 올 3분기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 기준 증권사들의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영업손실 510억원이지만 증권사에 따라 적자 폭이 1000억원을 넘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은 PC용 D램을 중심으로 D램 가격이 하락했고 낸드 가격도 소폭 반등하는 데 그친 탓이 크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D램 평균 판매 단가(ASP)는 8%, 낸드는 16% 하락해 SK하이닉스의 3분기 D램 영업손실은 400억원, 낸드는 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4분기에는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D램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고 애플의 아이폰5, 미니 아이패드등 신규 모바일 기기 판매에 따라 낸드 가격도 상승 중이기 때문이다. 이달 말 윈도8이 출시되면 태블릿PC와 노트북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지도 시장의 관심 사항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SK하이닉스에 대한 시장의 투자 심리가 비관적으로 변했지만 최근 반도체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앞으로 공급량 조절을 통해 반도체 가격 상승을 꾀할 것으로 보여 지금이 좋은 투자시점"이라고 판단했다.

◆25일 LG전자·LG이노텍·삼성전기

LG전자도 3분기에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유럽 경기 침체 영향으로 TV 매출이 감소한데다 휴대폰 부문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Fn가이드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290억원이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TV사업 부문 영업이익률은 1분기 4.1%, 2분기 3.9%에서 3분기 2.3%로 하락하고 휴대폰 사업 부문도 3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룹의 역량을 집중한 옵티머스G가 출시되는 등 스마트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박 연구원은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3분기보다 줄어들 수 있지만 옵티머스G가 4분기에 100만대 판매될 것으로 기대돼 내년 1분기부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속적으로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했다.

LG이노텍은 3분기 영업이익이 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하지만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대 거래처인 애플의 아이폰5가 출시돼 카메라 모듈 출하량이늘어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LED 적자 축소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다. 4분기에도 글로벌 업체들의 신규 스마트 기기 출시로 카메라모듈 판매량은 늘겠지만 LED 적자 규모가 변수가 될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3 판매 호조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칩스스케일(FC-CSP), 카메라모듈 모두 실적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 17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6일 LG디스플레이·삼성전자

애플 아이폰5에 인셀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덕분에 올 3분기 영업이익 2630억원을 기록해 8분기만에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PC와 TV 판매 부진으로 대형 패널은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모바일 제품과 프리미엄 IT 패널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4분기에는 아이폰5에 더해 아이패드미니가 출시되면서 수익성이 추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더해진다.
다만 최근 주가가 상승해 52주 신고가에 근접한 점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박현 연구원은 "이번주 중 아이패드미니가 출시되고 나면 내년 1분기까지는 신제품이 없어 추가적인 애플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LCD 수급 안정과 실적 개선 기대감도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중장기 전망은 낙관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수준의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8조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5%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IM(통신) 부문만 영업이익이 5조원을 웃돌면서 전체 실적을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런던법원이 갤럭시탭의 디자인 특허 비침해 판결에 대한 애플의 항소를 기각한 점도 호재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 팀장은 "대형주 중에서는 스마트폰이라는 신규 사업을 보유한 IT업종이 투자 대안"이라며 "애플의 아이폰5 출시에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특별히 약세를 보이지 않을 만큼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상승해 애플 관련주, 삼성 그룹주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