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석유화학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국내 1위 업체인 LG화학의 3분기 실적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19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3분기 매출 5조8335억원, 영업이익 60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0.9%, 영업이익은 17% 떨어졌다. 그러나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입이익은 19.5% 증가했고 순이익도 4593억원으로 22.8% 늘었다. LG화학은 “안정화된 사업구조와 단위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불황에도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했다”며 “4분기엔 석유화학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정보전자소재 부문에서는 차별화된 제품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문별로는 석유화학과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영업이익이 각각 4381억원, 147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7.5%와 14.4% 증가했다. 반면 전지사업부는 영업이익이 160억원으로 47.9% 급감했다. 소형전지 외에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대표적인 녹색 신사업인 전기차용 배터리의 성장세에 좀처럼 탄력이 붙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실적 발표 후 “전기차 업황은 내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경기 악화에 비싼 전기차 가격이 전기차 시장 침체의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모델보다 35% 정도 저렴한 차세대 전기차가 출시될 예정인 2015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살아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전망에 대해 김 부회장은 “워낙 4분기가 비수기인 데다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경기도 나아지지 않고 있어 3분기와 비슷하거나 좋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투자는 올해보다 9% 줄어든 2조1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정성택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