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집사입니다. 월 5000원이면 회계장부, 노무진단, 세금계산서 업무 등 재무 업무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구정 한국세무사회 회장(57·사진)은 최근 시작한 드림포털(dreamportal.co.kr)을 통해 소기업과 중소상공인들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드림포털은 한국세무사회 전산법인인 한길TIS와 SK텔레콤, 한국세무정보평가, 노무법인씨엔비, 리더스컨설팅법인 등이 손잡고 지난 4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세무·경영 정보 및 컨설팅 사이트다.

정 회장이 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세무사가 소상공인의 애환을 가장 잘 안다고 판단했기 때문. 정 회장은 “세무사사무소 자체가 소기업이기 때문에 소기업에 대한 상당한 운영 노하우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다른 전문가 그룹에 비해 세무사들은 회계 프로그램을 쓰고 전산으로 세무 관리를 하기 때문에 정보기술 활용 능력도 뛰어난 편”이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9월 말 현재 현재 국내 자영업자 수는 580만명.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영세한 소상공인이다. 정 회장은 “아무리 영세한 사업자라도 장부를 관리하고, 세금 관련 자료 등을 구비해야 하는데 대부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른다”고 전했다. 전문 노무사나 회계사, 변호사, 법무사 등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으려면 매번 최소 수백만원에 달하는 컨설팅비가 들어간다. 드림포털은 월 5000원(기본패키지 기준)으로 이 업무를 해준다. 회계장부 정리, 노무 진단, 전자세금계산서 업무 처리, 웹하드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1년에 30만원을 내는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면 사전신용평가, 세무조사리스크진단, 상권분석까지 해준다.

정 회장은 작년 초 27대 한국세무사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하자마자 세무사회의 50년 숙원이었던 공인회계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제도를 폐지했다. 변호사가 세무사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했고, 공인회계사들이 독점적으로 수행하던 재무진단 업무를 세무사도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정 회장은 ‘감동을 주는 세무 서비스’를 모토로 내걸었다. 감동을 주면 세무사의 지위는 저절로 올라간다는 생각이다. 이날 아시아·오세아니아 세무협회 서울총회와 서울국제조세컨벤션을 개최한 것도 국제조세 정보를 파악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세무사들의 실력 향상에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한국 세무사들의 실력과 성실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앞으로 몸을 더 낮춰 도움이 절실한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