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일' 발전사업 수출 새 모델
중부발전이 인도네시아 치르본에 66만㎾급 대형 석탄화력발전소를 준공했다. 역대 해외발전소 건설사업 중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순수 국내기술과 기자재를 사용한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30년간 발전소 운영을 통해 거둬들이는 매출은 34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최적의 입지

중부발전은 18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치르본에서 제로 와칙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 누르 파무지 인도네시아전력공사(PLN) 사장, 아흐맛 헤르야완 서부자바주지사, 최평락 중부발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열었다. 치르본발전소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 자바섬 600만가구가 동시에 쓸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한다. 자바섬 전체 발전량의 약 9%에 해당하는 규모다.

66만㎾ 규모 석탄화력발전소는 한국에서도 대용량에 속한다. 80만㎾인 영흥 화력을 제외하면 50만㎾ 석탄화력발전소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중국산보다 가격이 비싼 한국산 기자재를 사용, 낙찰부터 준공까지 이룬 것은 한국형 발전사업 수출의 신(新)모델을 구축했다는 평이다.

최 사장은 “치르본 사업은 한국의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라며 “국내 발전기술을 널리 알리고 관련 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전소가 지어진 치르본은 물로 유명한 동네다. 인도네시아어로 ‘치(ci)’는 물을, ‘르본(rebon)’은 작은 새우를 각각 뜻한다. 발전소 주변에는 두 개의 강이 지난다. 인근에는 바다가 있다. 뜨거운 증기를 식히는 냉각수가 필요한 발전소를 짓는 데 최적의 입지라는 설명이다. 연료인 석탄을 수송하는 데는 더할 나위 없다.

'한국 스타일' 발전사업 수출 새 모델

○블랙아웃 막기도

이 발전소 건설에는 총 8억5000만달러가 투입됐다. 2006년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국제입찰을 통해 수주한 최초의 대용량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국제입찰로 발주한 민자사업이기도 하다.

발전소의 설계와 감리는 한국전력기술이 담당하고, 건설은 두산중공업이 맡았다. 국내 자원개발업체 삼탄은 석탄을 공급한다. 발전소 설계부터 기술 및 기자재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란 설명이다.

지분은 중부발전과 삼탄이 각각 27.5%와 2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 마루베니(32.5%)와 현지 투자업체 인디카(20%)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투자금액의 70%는 사업의 수익성을 담보로 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중부발전은 향후 30년 동안 34억달러의 전력판매 매출과 4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르본발전소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자바섬 일부 지역의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막기도 했다. 준공을 앞두고 송전시험 테스트를 하는 도중 인근 발전소 3기(총 130만㎾)가 동시에 가동을 멈춘 것. 치르본발전소가 시험 운전을 하지 않았더라면 인근 지역은 오랫동안 전기를 공급받지 못할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