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가 한 기업에 종속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공개형 컴퓨터 운영체제(OS) 리눅스의 창시자 리누스 토발즈(43)는 11일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국 리눅스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리눅스 시스템 개발에 관여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지만 리눅스는 태생부터 무상으로 공개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였다”며 “앞으로도 이것은 불변의 법칙”이라고 강조했다.

리눅스는 리누스 토발즈가 핀란드 헬싱키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91년 개발해 무료로 공개한 컴퓨터 운영체제(OS)다. 윈도 OS를 판매해 수익을 올린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달리 프로그램 코드를 무료로 공개했다. 누구나 수정해 개선할 수 있어 수백만명의 개발자가 품질 향상에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폰OS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도 리눅스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토발즈는 “리눅스 저작권은 개발에 참여해 코드를 작성한 사람들에게 고루 갖고 있다”며 “수만 명의 개발자들의 저작권을 한 기업이 가져갈 수 있다는 발상은 비상식적”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개방 혁신에 대해서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협조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협조하지 않는 대표적 기업인 그래픽카드 제조업체 엔비디아도 1년 뒤에는 달라질 것이며 특히 모바일 부문 협력이 기대된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6월 가운뎃 손가락을 치켜들며 “엔비디아는 리눅스 지원에 나서지 않는 최악의 기업”이라고 폭언한 바 있다.

그는 “일부 기업들이 공개 소프트웨어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기술적·법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기업 문화가 폐쇄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토발즈는 “프로그램 소스를 외부에 알리지 않으면 어떻게 신뢰를 쌓을 수 있겠느냐”며 “폐쇄적인 기업들은 자기들에게 오류가 있기 때문에 개방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02년 이후 10년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하와이에서 스카이다이빙하는 것을 제외하면 리눅스와 관련된 일이 여전히 제일 재미있다”며 리눅스에 대한 애착을 과시했다. 이어 “리눅스를 대체할 대형 공개 OS는 또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지금도 오픈소스 기반 클라우드 컴퓨팅 프로젝트인 ‘오픈스택’ 프로젝트 등 다양한 공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