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해외 첫 M&A…동남아 진출 거점
한화생명(옛 대한생명)이 인도네시아 보험회사를 인수했다. 한화생명은 인수 후 증자를 통해 동남아시아 진출 거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11일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중소 생보사인 멀티콜(Multicor) 인수를 확정짓고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조만간 인수 사실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금액은 1300만달러(약 145억원)다. 멀티콜은 총 45개가 난립한 인도네시아 생명보험 시장에서 42위인 작은 보험사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현지 당국에서는 보험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판단 아래 신규 설립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며 “규모가 작더라도 인수한 뒤 키워가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는 한화생명의 첫 번째 해외 인수·합병(M&A)이다. 한화생명은 2009년 베트남에 독자적으로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작년 말에는 중국에서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보험사 인수를 추진한 것은 현지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인구가 2억4000만명에 달하지만 생명보험 계약을 갖고 있는 사람이 5% 미만이라는 게 인도네시아 생보협회(AAJI) 측 설명이다. 생명보험 계약건수는 총 5276만건(3월 말 기준)이다. 헨드리스만 라힘 인도네시아 생보협회장은 “올 상반기 보험료 수입이 총 52억달러로 작년 대비 17% 늘어났다”며 “연간 기준으로 25%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이유로 외국계의 현지 보험사 인수가 활발하다. 지난달에는 미국 에이스생명이 중견업체인 ‘아수란시 자야 프로텍시’ 지분 80%를 1억3000만달러를 주고 확보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