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 산업과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잘 만든 영화를 사고파는 시장을 만들고 경쟁력 있는 영화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영화메카 부산이라는 꿈을 시장에서 실현시키면서 삶의 질을 높이고 한국은 물론아시아, 나아가 세계 영화 산업의 메카로도 자리잡겠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영상위원회는 우선 8일부터 11일까지 영화를 사고 파는 세일즈 회사가 부스를 차리고 바이어들이 찾아오는 시장을 만든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필름마켓과 아시아프로젝트 마켓을 형성한다. 영화 기획안 형태로 기획자와 투자자를 만나게 하는 장소를 펼치는 것이다. 올해 영화로케이션정보와 기술 전시뿐 아니라 판매와 구매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원스톱 비즈니스 업무가 가능한 토털 마켓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참가국은 17개국에서 51개팀의 영화·영상산업체가 참가한다.

경기, 인천 등의 국내 영상위원회뿐 아니라 일본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프랑스 등 26개 아시아영상위원회 네트워크 회원들이 참가한다. 올해는 유럽 참가가 두드러진다. 처음으로 유럽필름커미션 네트워크와 오스트리아 시네티롤 필름커미션, 비엔나필름커미션이 참가한다. 영상산업체로는 홍콩의 프롭스, 태국 포스트방콕, CJ파워캐스트 등이 참가한다. 러시아의 영화펀드회사인 로스키노, 말레이시아의 대형스튜디오인 파인우드 이스칸다 말레이시아스튜디오도 처음으로 부산을 찾는다.

올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시장이 열린다. 우선 ‘북 투 필름(Book to Film)’이 그것이다. 출판업과 영화 산업 관계자들이 모여 책을 영화화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시장이다. 영화제 측은 영화로 만들 만한 소설 10권을 추렸다. 마켓기간 동안 원작 판권을 판매하려는 출판사와 이를 구매하려는 프로듀서, 감독에게 소개해 출판과 영화 산업의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올해 선정된 10편은 다양한 분야와 장르를 망라한다. ‘완득이’를 배출한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작가의 ‘위저드 베이커리’와 강태식 작가의 ‘굿바이 동물원’은 작가의 독창적인 상상력이 돋보인다. 심윤경 작가의 ‘사랑이 달리다’와 스튜어디스 출신 정다미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공중그녀’는 톡톡 튀는 로맨틱코미디가 연상되는 작품이다. 아시아필름마켓에 문학 콘텐츠 시장을 선보이는 첫 기획이다.

부산영상위원회도 아시아필름마켓 부산영상위원회 프로젝트 소개(피칭) 행사를 올해 처음으로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기로 했다. 8일 올해 부산영상위가 영화 기획과 개발비를 지원했던 ‘좋은 친구들’ 등 6편을 선정, 설명회를 들은 뒤 투자자를 연결시켜주는 시장도 열기로 한 것이다. 6편 중 2편을 선정해 각 1000만원을 지원한다. 피칭 참가작품은 피칭행사 이후 9일 영화 투자사와 산업관계자들과 만나 개별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투자 유치와 제작 가능성의 활로를 찾게 한다는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아시아필름마켓, 영화진흥위원회는 공동으로 ‘인더스트리 포럼’도 8일부터 10일까지 영화 관련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한국과 유럽, 아시아의 영화 시장 동향과 산업화하는 방안에 대해 영화제작자와 투자자 등이 함께 모여 진행할 예정이다.

남동철 아시아필름마켓 실장은 “ 다양한 영화소재를 발굴해 영화 영상 토털마켓을 체계화하면서 ‘영화 도시’ 부산에서 ‘영화 산업 도시’ 부산으로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해 올해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