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는 지난 3월 출범 이후 국내 5대 금융그룹 입지를 다지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총자산은 250조원에 이른다.

농협금융은 역량 강화를 위해 농협은행, 농협생명 등 자회사에 모두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증자를 추진 중이다. 특히 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의 자본 확충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농협생명 3500억원, 농협손해보험 600억원, 농협캐피탈 500억원 등은 이달 중 증자를 단행한다.

농협금융을 대표하는 신상품 개발 또한 그룹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10월부터 은행, 카드, 보험 등 전사적으로 대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젊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스마트금융 강화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자회사 간 시너지 활성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농협금융 출범에 맞춰 내놓은 복합금융상품들이 인기다. 은행 상품과 증권 상품을 결합한 ‘행복채움 뉴 하모니팩’은 6개월 만에 7800여억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또 자회사별로 고객 등급을 산출한 후 가장 높은 등급을 해당 고객의 등급으로 정해 모든 자회사에서 일괄 적용하는 ‘통합우수고객제도’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보기술(IT) 시스템 개편도 농협금융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다. 현재 농협중앙회 소속인 IT 업무는 내년까지 금융지주 자회사로 각각 이관한다. 농협금융은 이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총자산 420조원, 순이익 3조700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11.5%를 각각 달성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농협금융은 서민을 위한 다양한 금융 지원도 시행 중이다. 농협은행은 가계 및 자영업자의 채무 부담을 완화하는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대출 및 연체 금리를 최대 2%포인트 낮췄다. 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청년·대학생 등에게는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준다.

올 들어 연이은 태풍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과 주민,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 대책도 추진 중이다. 농협은행은 총 2000억원 한도 내에서 기업은 3억원까지, 가계는 3000만원까지 최대 1.0%포인트 금리를 낮춰 자금을 지원한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은 보험료와 보험대출 이자 납입을 6개월 이상 유예해준다.

농협금융은 경영 혁신을 위해 △경쟁력 강화 △시너지 활성화 △인재관리 체계 개선 △사회공헌 선도 △기업문화 정립 △제도 혁신 등 6개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다같이(多價値) 위원회’를 법인별로 발족했다.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은 “체계적인 경영 혁신을 통해 ‘협동조합 수익센터’로서 농업인 지원을 강화하고, 시장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