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선 요즘 동부화재의 도약이 회자되고 있다. 외형성장과 내실경영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는 것이다.

동부화재는 2011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27.5% 신장한 9조694억원의 원수보험료 실적을 올렸다.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보험사로 꼽혔다. 그러면서도 수익성 면에서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당기순익이 전년 대비 1287억원 늘어난 4031억원을 기록했다. 효율적인 사업비 집행과 자산운용 덕분이란 설명이다.

동부화재의 지난 3월 말 시장점유율은 15.7%로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확대됐다. 성장률로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자동차보험 부문만 놓고 보면 지난 6월 15.9%로 손보업계 2위로 올라섰다. 특히 온라인 자동차보험 부문에선 단연 1위다. 온라인 시장 후발주자였지만 작년 3월 처음 1위 자리에 올랐고, 올 7월엔 점유율을 21%로 늘렸다. 2위 그룹과의 격차를 8%포인트 가까이 벌렸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TV나 라디오 광고 등을 통한 소극적인 마케팅이 아니라 홈플러스 SK 등과 제휴를 맺고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전략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동부화재의 해외실적 호조도 눈에 띈다. 한 해 동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뉴욕에 추가 진출한 데 이어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40% 늘어났다. 미주지역 매출신장이 크게 기여했다. 보상 및 고객서비스 자회사를 3개 신설했고, 다우존스 지속가능지수 면에선 4년 연속 보험업계 1위를 달성했다.

동부화재의 ‘공격 앞으로’ 뒤엔 2010년 5월 취임한 김정남 사장의 치밀한 전략이 있었다. 취임 직후 ‘실상 추구, 상호 소통, 자율경영’이란 경영 원칙을 세웠다. △수익성 기반의 성장성 확보 △고객가치 제고를 통한 고객만족도 1위 달성 △인적 역량 극대화 △창의와 도전의 기업문화 창달의 세부 방침을 중점 추진해 왔다.

동부화재는 최근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 비전을 선포했다. 지금까지의 성장에 안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새 비전은 ‘고객과 함께 행복한 사회를 추구하는 글로벌 보험금융그룹’이다. 전 임직원이 고객가치경영과 사회적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

동부화재는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괌,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 미국에서 경험을 쌓았지만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영업 확대에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국내 보험사들이 계열사 물건 위주의 기업성 보험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현지인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 주택화재보험 등의 영업을 전개하는 게 특이하다. 머지 않아 미국 본토에서 제2의 동부화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2014년까지 해외거점 12곳을 확보하고 매출 2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 사장은 “철저한 시장 조사와 함께 차별화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게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고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