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균섭·사진)은 올 하반기 목표로 두 가지를 정했다. ‘안전 최우선의 원전운영’과 ‘대대적인 조직문화 쇄신’이 그것. 연초부터 잇따른 원자력발전소 고장과 납품 비리 등 경영 전반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대내외적인 요구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통한 잠재 성장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안전과 비리 척결이 최우선

한수원은 우선 이용률과 효율성 중심의 원전 운영 목표를 대체할 새로운 지표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제까지 원전 이용률 목표치를 과도하게 설정해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따라 원전 안전과 비상상황 대처 등과 관련된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또 연속무고장 운전과 연계된 포상 및 기념제도 등도 폐지할 예정이다.

최근 발생한 납품 비리 등을 근절하기 위해 조직문화 쇄신과 임직원 의식개혁 운동도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원전 1호기당 60여명에 이르는 원전 운전원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인성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통해 조직문화 개선에 초점을 맞춘 종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안전문화 전담조직을 신설,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내년부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문화평가(SCART)를 받을 방침이다.

◆순환보직제 확대

순환보직을 확대하고 외부인재를 영입해 조직건전성을 강화하는 것도 한수원의 목표다. 이를 위해 장기근무자나 고객접점근무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순환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미 처실장과 사업소장, 팀장급과 차장급 이하에 대해 각각 지난 3월과 6월에 인사를 단행했다”며 “법무와 홍보 등 주요 보직은 외부에서 영입해 조직의 전문성과 개방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수원은 납품구매제도를 개선하고 품질관리 활동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계약관련 제도를 개선해 조직청렴도를 높이고 우수 품질의 공사물품제조구매용역의 활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퇴직자들이 납품업체에 재취업하는 것을 엄격히 관리할 계획이다. 한수원 퇴직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관리하고 계약 입찰업체에 한수원 퇴직자 영입 현황을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할 예정이다.

◆신성장동력도 육성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최근 서울시와 2015년까지 서울시내 공공시설에 7900억원 규모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MOU 체결로 한수원은 차량기지, 물재생센터 등 서울 지역 내 공공부지에 연료전지, 태양광, 버려진 하수를 이용한 소수력 시설 등 총 16만㎾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한다. 26만4000여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에 앞서 한수원은 한국산업단지공단과 공동으로 전국 국가산업단지 내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선 루프 벨트(Sun Roof Belt)’ 구축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전국 국가산업단지 내 공장의 지붕이나 옥상 부설주차장 등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한수원은 창원산업단지에 약 1만5000㎾ 규모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전국 국가산업단지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균섭 한수원 사장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원자력, 수력 및 양수발전에 이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