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13년 전 포스코에게서 넘겨받은 신세기통신 주식 전부에 대해 값을 치러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최증록 부장판사)는 포스코가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정산금 청구소속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77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신세기통신은 1994년 설립돼 2002년 SK텔레콤에 흡수합병된 이동통신회사다.

포스코(당시 포항제철)와 코오롱 등 24개 회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신세기통신을 출범했다. 이때 주식 양도를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이를 허용할 때는 대주주인 포스코와 코오롱이 지분율에 따라 우선매수권을 갖기로 했다. 그러나 경방이 보유하던 신세기통식 주식 35만 주가 홍승캐피탈이라는 금융회사로 넘어갔다.

이에 홍승캐피탈은 신세기통신 주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홍승캐피탈은 소송을 제기했고 2000년 대법원은 '주식 양도 금지약정은 무효'라며 홍승캐피탈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 중이던 1999년 신세기통신이 증자를 할 때 홍승캐피탈 등에 돌아가야 할 주식을 실권주 처리해 포스코와 코오롱에 배정하고, 같은해 포스코가 코오롱으로부터 인수한 주식을 포함해 신세기통신 주식 전량을 다시 SK텔레콤에 넘기면서 문제가 생겼다.

SK텔레콤은 2000년 신세기통신을 인수하기 위해 1조7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게 되자 신세기통신 대주주인 포스코와 지분을 맞교환했다. 포스코는 당시 신세기 통신 지분을 모두 넘겨주는 대신 SK텔레콤 지분 6.84%를 받았다.

포스코는 신세기통신 주식 27만3781주를 SK텔레콤에 주당 5000원씩만 받고 양도할 당시, 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추가대금 규모를 결정하기로 합의했으며 얼마를 더 지급해야 할지를 놓고 최근까지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재판부는 "홍승캐피탈이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어떤 권리구제 방안도 행사하지 않아 2010년 9월 모든 권리가 소멸했다"며 "SK텔레콤은 홍승캐피탈에 반환해야 할 주식이 없기 때문에 27만3781주 전부에 대해 정산금 채권이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SKT 텔레콤 관계자는 "자세한 사항은 법원의 판결문을 받아본 후에 알 수 있다"며 "항소할 지 여부도 검토 이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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