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24·비씨카드)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GPA) 투어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총상금 6억원) 우승을 차지했다.

김하늘은 7일 제주 오라골프장(파72·6천50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를 기록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4위였던 김하늘은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린 조영란(25·쌍방울)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시즌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해 상금왕 김하늘은 우승 상금 1억2천만원을 보태 시즌 상금 3억5천800만원으로 상금 랭킹 2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 발목 통증을 이유로 불참한 상금 1위 김자영(21·넵스)의 3억7천만원과는 불과 1천여만원 차이로 좁혀졌다.

프로 데뷔 후 개인 통산 7승째를 거둔 김하늘은 이로써 11일 막을 올리는 제13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앞두고 상금왕 2연패 가능성을 부풀렸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지난해 김하늘이 우승한 대회다.

2011년 11월 이데일리-KYJ골프 여자오픈 이후 11개월 만에 우승컵을 다시 품에 안은 김하늘은 특히 역시 지난해 11월 제주도에서 열린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조영란을 상대로 연장 7번째 홀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넘겨준 아쉬움도 털어냈다.

전날까지 2위에 3타 앞선 선두를 지킨 조영란이 이날도 1,3번 홀에서 버디를 낚아 4타 차로 달아나면서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했다.

김하늘이 9번 홀(파4)에서 보기에 그쳐 조영란과의 격차가 4타 차로 벌어질 때만 해도 조영란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조영란이 13번 홀(파4)에서 한 타를 잃고 앞 조에서 경기한 김하늘이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2타 차가 되면서 경기는 순식간에 접전 양상으로 돌변했다.

15번 홀(파5)에서 조영란이 1m를 조금 넘는 거리의 파 퍼트에 실패하고 김하늘은 16번 홀(파4)에서 2.5m 버디 퍼트를 넣자 둘은 어느새 공동 선두가 됐다.

1라운드 9번 홀부터 3라운드 12번 홀까지 40개 홀 연속해서 보기가 없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 조영란은 16번 홀에서 또 한 타를 잃는 등 이날 13번부터 16번까지 4개 홀에서 보기 3개를 쏟아내 결국 김하늘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단독 선두에 오른 김하늘은 17번 홀(파3) 티샷이 오른쪽 벙커에 빠졌으나 파로 막아냈고 18번 홀에서도 1.5m 거리의 파 퍼트에 성공해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김하늘은 "어제 안 좋은 꿈을 꿔서 잠을 설쳤지만 퍼트가 잘 된 것이 우승 요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퍼트가 잘 안 돼 스트레스가 컸다는 김하늘은 "추석 연휴에 퍼트 연습을 하루에 5~6시간씩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또 퍼트에 강한 김혜윤을 보면서 연습을 했고 직접 퍼트 비결을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16번 홀 버디에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홀에서는 상황을 알고 쳐서 그런지 너무 떨렸다"며 "아직 큰 대회가 많이 남아 상금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보경(26)이 6언더파 210타를 기록해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