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4일 열린 ‘ETF시장 개장 10주년 간담회’에서 “앞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의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2020년까지 ETF시장을 순자산 120조원, 상장종목 수 350개의 세계 7대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다양한 신상품 도입 △상장 및 퇴출요건 강화 △기관투자가 참여 확대 △투자자보호 강화 등의 발전 방안을 소개했다.

신상품으로는 합성복제ETF, 액티브ETF, 해외ETF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합성복제ETF는 실물을 직접 편입하는 대신 장외스와프 등을 이용해 해외지수나 실물자산 등을 추종할 수 있게 설계된 상품이다. 액티브ETF는 펀드매니저 재량에 따라 자유롭게 운용하는 상품으로 액티브펀드를 장내에서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게 된다. 김진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합성복제ETF는 국내 운용사가 직접 운용하기 어려운 기초자산(해외지수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며 “이른 시일 내 도입할 수 있도록 투자자 보호장치를 완전하게 만들어 놓겠다”고 말했다. 액티브ETF는 내후년 정도에 도입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분별한 ETF 상장을 막기 위해 최소 상장요건은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자산 규모가 50억원 미만이거나 최근 6개월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 미만인 종목에 대해선 자진 상장폐지를 유도할 계획이다. 거래소 측은 “10~11월 중에 시행 규정을 마련해 내년부터 적용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요건에 미달한다고 바로 상장폐지하는 것은 아니고 유동성 제고 방안 등을 자산운용사로부터 제출받아 심사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관투자가 참여 확대 방안도 나왔다. ETF시장에서 기관 비중이 미국 50%, 유럽 80%인 데 반해 한국은 29%로 기관투자가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판단에서다. 퇴직연금은 감독 규정을 개정해 ETF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거래소는 연기금도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당국과 운용 규정 개정 등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기관 참여로 ETF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 보다 안정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