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케냐의 오지 투르카나에서 28년간 헌신하다 지난 8월 풍토병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임연심 선교사에게 제7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대통령상이 수여됐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23일 경기도 성남 KOICA 본부에서 ‘제3회 개발원조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KOICA와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가 주관하는 ‘제7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시상식이 함께 열렸다.

대통령상을 받은 고 임 선교사는 ‘투르카나의 어머니’로 불려왔다. 독일 유학 중이던 1984년 한 선교단체 책임자에게 아프리카 선교를 도와달라는 제안을 받고 케냐 투르카나로 향했다. 그는 고아원 유치원 문맹자학교 등을 운영하며 에이즈와 굶주림에 고통받는 고아들을 돌봤고, 이곳을 졸업한 학생들은 의사 교사 은행원 회계사 등 케냐의 인재로 성장했다고 KOICA는 소개했다. 문맹률이 95%인 투르카나에서 일궈낸 기적인 셈이다. 28년 동안 ‘투르카나의 어머니’로 살아온 임 선교사는 8월 고열과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해 향년 61세로 숨을 거뒀다.

국무총리상은 유덕종 KOICA 중장기자문단 위원(53)과 성형외과 전문의인 박명철 아주대 의대 교수(59)가 수상했다. 유 위원은 1992년부터 17년 넘게 우간다 물라고 국립병원에서 정부 파견의사로 결핵과 에이즈 환자에 대한 진료활동을 해왔다. 박 교수는 전국 대학병원의 성형외과·치과·소아과 등 전문의료인들을 모아 1997년부터 베트남·라오스 등지의 선천성 안면기형아 1000여명을 무료 수술하는 데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2004년부터 현지 의료인들을 초청해 한국 의료기술을 전수하고 의학 교류를 지원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개발원조의 날은 2009년 11월25일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함으로써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전환한 것을 기념해 2010년 처음 제정됐다. 박대원 KOICA 이사장은 “3년 동안 한국은 질적·양적으로 원조사업의 성장을 이룩했다”며 “KOICA는 선진 공여기관들과 협력해 개발 경험을 공유하고 기술·자원 등을 나눠 개발도상국에 필요한 맞춤형 원조를 지향하는 등 글로벌 선진 원조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