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시장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위주로 재편되면서 게임산업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컴퓨터게임의 주축이었던 PC방 매출이 급속히 줄어드는 반면 소규모 모바일 개발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①PC방 매출이 줄었다

PC방의 주요 고객인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 PC방 조사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8월 PC방 표본집단(1200개 업소)의 게임이용 시간은 594만6024시간으로 지난해 동기 746만3753시간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반면 스마트폰 게임 이용자는 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2월 전국 1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게임을 주도할 게임 분야로 모바일을 꼽은 비중은 42.3%로 지난해 수치(19.3%)에 비해 23%포인트 늘었다.

②대표주자가 바뀌었다

모바일게임 전문업체인 컴투스와 게임빌의 시가총액은 2일 종가 기준으로 각각 6707억원, 61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매출이 컴투스는 220억원, 게임빌은 152억에 불과한데도 시가총액은 네오위즈게임즈(2분기 매출 1684억원, 시가총액 5873억원)보다 많다. 주식시장에서 게임의 대표주자를 ‘모바일 게임사’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을 따져도 온라인 게임사와 모바일 게임사의 명암은 뚜렷하게 엇갈린다. 온라인게임 강자인 엔씨소프트는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고 네오위즈게임즈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반면 컴투스와 게임빌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콘텐츠경영연구소 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 게임 시장은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등 일부 하드코어 장르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게임 강자였던 일렉트릭아츠(EA)가 부진을 면치 못해 매각설이 나오는 반면 일본의 그리, 모바게 등 모바일 게임전문업체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③게임 개발이 쉬워졌다

온라인 게임의 주류였던 MMORPG는 개발비만 해도 수백억원이 들어간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을 개발하는 데 500억원을 투자했고, 블루홀스튜디오는 ‘테라’를 만드는 데 400억원가량을 썼다. 블루사이드, 엔비어스 등 MMORPG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은 자금을 구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반면 모바일 게임들은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고 소수의 개발자만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최근 모바일 게임업체 크레이지피쉬가 20억원을 투자받는 등 돈도 모바일 쪽으로 몰리고 있다.

④인력도 모바일로 대이동

온라인 게임개발사들에는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엔씨소프트에서 400명이 명예퇴직하고 네오위즈게임즈, NHN 한게임에서 개발 인력이 대거 퇴사했다. 온라인 게임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업체들은 수시로 사람을 뽑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나오는 게임인력 채용 공고는 모두 모바일 업체들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모바일 게임업체 ‘그리’도 지난 8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졸자 대상으로 채용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