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이 뜨면 이변이 일어난다.’

유럽과 미국의 골프대항전인 제39회 라이더컵이 유럽의 극적인 역전우승으로 막을 내리자 ‘보름달의 전설’이 화제로 떠올랐다. 2008년 유럽팀 단장을 지낸 닉 팔도는 “보름달이 뜰 때 라이더컵이 열린 것은 이번을 포함해 1999년과 1975년 세 차례였는데 그때마다 이변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유럽팀은 이번 대회 마지막날인 1일(한국시간)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에서 8승1무3패를 기록, 승점 6-10의 열세를 뒤집고 미국에 14.5-13.5의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둘째날까지 미국에 승점 6-10으로 뒤졌던 유럽팀은 마지막날 맹추격을 펼쳤다. 객관적인 전력상 뒤질 것으로 평가받은 유럽팀은 첫 번째 주자 루크 도널드(영국)를 시작으로 다섯 번째 주자 폴 로리(스코틀랜드)까지 모두 승리를 거두며 미국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되다 13-13으로 팽팽히 맞선 승부는 마르틴 카이머(독일)와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의 대결에서 결판이 났다. 카이머는 베테랑 스트리커를 맞아 18번홀(파4)까지 가는 접전 끝에 1홀 차 승리를 거뒀다. 특히 유럽 선수들은 이번 우승컵을 지난해 암과 싸우다 숨진 골프의 전설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에게 바쳤다. 미국의 마지막 주자 타이거 우즈(미국)는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 대결하던 중 18번홀 페어웨이에서 팀이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즈와 몰리나리는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점 0.5를 나눠 가졌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