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27일 오후 2시51분

[마켓인사이트] 이민주의 에이티넘 벤처펀드, 4년 만에 수익률 93% 올려
1조원대 거부로 유명한 이민주 에이티넘 회장(사진)의 투자회사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대표 신기천)가 운용하는 벤처투자조합이 4년 만에 42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만기를 3년 앞둔 대형 벤처펀드가 결성액과 맞먹는 규모의 수익을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27일 벤처캐피털 업계 및 에이티넘 등에 따르면 오는 11월 투자 기간이 끝나는 ‘한미그로스에쿼티투자조합’은 최근까지 약 420억원을 벌어들여 이 중 412억원을 펀드 투자자(LP)들에게 배분했다.

에이티넘의 이런 성과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투자처는 줄기세포 치료제 업체인 메디포스트와 생명공학 기업인 마크로젠이다. 그로스에쿼티조합은 두 회사에 투자해 각각 320억원, 10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450억원 규모의 그로스에쿼티조합은 2008년 11월 결성된 벤처투자 펀드다. 운용 기간은 7년으로 만기는 2015년 11월까지다. 강상엽 상무가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다. 이 조합에는 모태펀드를 포함, 다양한 투자자들이 LP로 참여했다. 7년 만기 벤처펀드는 약 4년간 투자하고, 나머지 3년간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 투자 회수가 길어질 경우 만기 후 1~2년의 청산 기간을 추가로 갖는다.

하지만 단기간에 ‘대박’을 터뜨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투자 지분을 빠른 시일 내 좋은 조건으로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분 매각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펀드 출자자들에게 일정 금액을 미리 배분하기도 한다.

그로스에쿼티조합의 경우가 그렇다. LP들에게 지급한 배분금(412억원) 규모는 펀드 결성 총액(450억원)의 91.5%에 해당한다. LP 입장에서는 4년 만에 투자 원금 대부분을 회수한 셈이다. 향후 추가로 들어오는 돈은 모두 수익이다. 그로스에쿼티조합이 아직 팔지 않은 투자 업체는 8개에 달한다. 향후 수익을 내지 않고 투자 원금만 회수한다고 가정해도 400억원이 넘는 돈을 거둬들일 수 있다.

신기천 에이티넘 대표는 “펀드 만기가 3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수익률을 예상한다는 것은 조심스럽다”면서도 “투자 회수가 빨리 진행된다면 고수익을 남기고 조기 청산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