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에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시장 방향성을 결정지을 만한 이벤트가 없는 가운데 주말 추석 연휴까지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오전 11시1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4.61포인트(0.23%) 1998.83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증시는 미국 3차 양적완화(QE3) 이후 추가 동력(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쉬어가는 모습이다. 단기적으로는 스페인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이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연휴까지 겹치면서 관망심리가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상승 모멘텀이 다소 약화된 현재 상황에서 유럽발 이슈가 재차 수면 위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추석 연휴기간 동안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려는 단기 차익매물이 일정부분 출회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실물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운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화폐거래(OMT) 계획 발표 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던 시장 분위기가 미국 중앙은행(Fed)의 QE3 조치 이후에도 다시 교착국면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시장이 느끼는 불안 등은 스페인 구제금융신청 지연 가능성과 미국 경제의 둔화 우려, 중국 경제의 장기침체 가능성 등이다"고 분석했다.

주중 예정된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여부는 단기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미 노출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파급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면 시장 투자심리는 일시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면서 "만약 지지부진한 결과를 내놓더라도 그 내용이 노출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크게 조정 받을 요인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만한 이벤트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수급적인 측면이 특히 중요한 확인 사항이 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 대비 우월한 모습을 이어왔던 중소형주 장이 서서히 일단락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아직 대형주 중심의 장으로 돌아서지는 못할 순 있지만 중소형주 장이 끝나가고 있는 것에 대비를 해야 하는 시기"라며 "코스닥 중소형주 관련 신용잔고나 공매도 현황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소형주도 코스피·코스피 시장에 따라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의 경우 상승의 임계치에 근접하고 있다"며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 되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 지수(코스닥과 코스피)비율이 연중 고점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에 대안처로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코스피 소형주에 대해서는 "미국 주식 시장에서의 중소형주 강세 분위기, 외국인과 기관의 뚜렷한 수급 개선, 아직 높지 않은 밸류에이션 등으로 볼 때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소형주가 더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이슈는 월 후반으로 갈수록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중 정권 교체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를 지나고 나서는 중국 쪽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 모멘텀(동력)이 될 수 있다"며 "경기 부양책이 나올 만한 근거가 되는 철강 생산 등의 지표들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