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에서 취미생활로 확대…"창의적 조직문화에 도움"

국내 한 대기업에 다니는 과장 A씨.
결혼 전에는 주말이면 문화센터에서 발레와 요가 수업을 들었지만 아이가 태어나 업무와 육아를 병행하다 보니 취미 생활에서 점점 멀어졌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회사에서 점심 시간에 여는 무용 강좌를 들으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A씨는 "워킹 맘이기 때문에 강좌가 저녁에 있으면 참가하지 못하겠지만 점심 시간에 열려 시간적 부담이 없다"며 "수업하는 재미가 쏠쏠해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볍다"고 말했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사내 강좌가 늘고 있다.

예전에는 영어와 중국어 등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강좌가 많았다면 요즘은 얼핏 연관이 없어 보이는 방송 댄스나 유명 인사의 강연 등으로 확대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러한 강좌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고 직원들의 생산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이 점심 시간에 문화체험과 취미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난달 수원의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런치 문화 아카데미'를 시작했다.

강좌는 방송댄스, 아기 용품 만들기, 아이 독서지도, 리본아트, 네일아트, 오카리나 연주, 캘리그라피(그림 문자) 배우기 등이 다양하게 마련됐다.

런치 문화 아카데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세 강좌씩 일주일에 15개 강좌가 열린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점심 시간을 활용하려는 직원들이 아카데미에 몰리면서 하루 만에 모집 인원을 다 채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서초 R&D 캠퍼스에서 직원들의 감성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명사 강연을 한 두 달에 한 번꼴로 열고 있다.

최근에는 KBS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PD와 가수 션이 잇달아 캠퍼스를 찾아 두 시간씩 창의성과 나눔 실천을 주제로 강연했다.

서초 R&D 캠퍼스에는 LG전자의 주요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진이 근무하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명사 강연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생각을 전환하는데 도움을 줘 높은 집중력과 몰입을 요구하는 연구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