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의 두 한국인 수장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23일 뉴욕 쉐라톤호텔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 연례 포럼에서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영향력을 디자인하라’. 반 총장과 김 총재는 마이크 듀크 월마트 최고경영자(CEO), 라니아 요르단 여왕과 함께 첫날 행사에 참석, 지구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각자의 생각과 조직 운영 계획을 밝혔다.

반 총장은 “(글로벌 리더들이) 지속가능한 개발에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며 “특히 가난한 지역에서 에너지, 식량, 물과 같은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불안정, 부당함, 불공정, 편협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도록 리더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월마트와 같이 힘센 기업들이 수익을 내는 것뿐만 아니라 인권을 위해서도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혁신을 통해 복지비용을 낮추는 것이 인류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즈 전염률이 높은 국가에 치료약을 공급하는 노력도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방법을 찾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에이즈 치료의 평균 비용을 낮추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티오피아, 말라위, 르완다, 잠비아 등 아프리카 4개국의 에이즈 치료 평균 비용은 연간 200달러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682달러에 비해 훨씬 싸다”고 설명했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월마트의 듀크 CEO에게 “리비아 트리폴리에 월마트 매장을 내 고용을 창출하는 것을 고려해볼 생각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