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다. 18대 국회에서 대여 공세의 콤비를 이루며 ‘박 자매’라고 불렸던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과 박선숙 전 의원이 각각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캠프의 선봉에 선 것이다.

1960년 1월생인 박 의원과 같은해 12월생인 박 전 의원은 2010년 콤비를 이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를 낙마시켰고, 2011년 손학규 대표 2기 체제에서는 각각 정책위의장과 전략홍보본부장을 맡아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박 의원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치를 때는 박 전 의원이 바로 옆에서 메시지·전략을 담당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정치입문과 그 과정은 달랐다. MBC 기자 선배였던 정동영 전 의원이 영입해 17대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박 의원은 내리 3선을 하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격수’로 활약했다. 지난해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대중 정치인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운동권 출신인 박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맡았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환경부 차관을 지냈고 이어 18대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맡았다. 정부와 국회에서 다양하게 변신을 거듭해온 그는 대표적인 ‘선거 전략통’이다. 19대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박 전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박 의원과 선거전략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