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車보험료, 롯데·삼성이 가장 싸다
30~40대가 설계사를 통하지 않고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롯데손해보험 보험료가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화재의 온라인보험 부문인 애니카다이렉트는 50~60대 장년층에게 가장 낮은 보험료를 제시했다. 반면 에르고다음과 그린손보, 악사손보의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경제신문이 23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실에서 연령·배상한도 등 똑같은 조건으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비교 조회한 결과다.

◆다이렉트보험,삼성화재·롯데손보가 ‘저렴’

1600cc급 준중형차를 3년 이상(등급 14Z·할인율 35%) 몰고 있는 만 31세 남성이 1인 한정, 30세 특약으로 자동차보험을 갱신할 때 롯데손보 보험료는 34만3150원이다. 대인배상은 무한, 대물배상 3000만원, 물적사고 할증 기준 50만원 조건을 적용했다. 남녀에 따른 보험료 차이는 거의 없었다. 삼성화재(35만4250원) 더케이손보(35만6070원) 메리츠화재(35만6250원) 등도 보험료가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에르고다음(39만4720원)과 하이카다이렉트(39만1800원), 한화손보(38만9460원) 보험료는 높은 편이었다. 최고·최저가 간 차이는 5만1570원으로 나타났다.

43세 남성이 2000cc급 중형차를 35세 부부 한정 특약으로 갱신할 때도 롯데손보(52만8560원) 보험료가 가장 쌌다. 그린손보 악사손보 등이 연간 보험료 59만원대로 높았다.

장년층에서는 삼성화재 다이렉트 보험의 가격 경쟁력이 가장 우수했다. 51세 남성이 2700cc급 대형 세단을 26세 가족 한정 특약으로 가입할 때 삼성화재 보험료는 66만6900원이다. 동부화재 보험료도 68만2330원으로 저렴하다. 보험료가 비싼 에르고다음(84만4210원) 한화손보(81만7070원) 등과 13만~18만원 차이가 난다.

61세 남성이 같은 조건으로 자동차보험을 갱신해도 삼성화재 보험료가 67만2770원으로 최저다. 가장 높은 에르고다음(89만420원)보다 약 32% 저렴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어떤 특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보험에 가입하기 전 가격을 직접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보험 점유율 30% 눈앞

자동차 보험료가 회사별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타깃층과 사업비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한 롯데손보는 ‘저가 마케팅’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가격에 민감한 젊은층을 대상으로 온라인보험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9년 다이렉트보험 부문에 진출한 삼성화재는 다른 회사와 달리 전화 영업을 하지 않고 인터넷 가입만 받고 있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화재의 온라인보험 매출액은 월 400억원 정도로, 전체의 14% 선이다. 회사 관계자는 “설계사를 통해 가입할 때와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15% 이상 저렴해 가입자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에르고다음 그린손보 등은 재무 건전성이 떨어지면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점유율 하락을 감수하고라도 최대한 이익을 더 내야 하는 처지다. 이에 따라 다이렉트 보험 시장 확대를 두고 기싸움도 벌어지고 있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일부 대형사들이 시장 경쟁을 무시하고 덤핑 영업을 하고 있어 금융감독원에 제재를 건의했다”고 전했다.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26.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