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이 이달 중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 서민금융 전담 점포를 열기로 했다. 서민금융만 취급하는 ‘서민 전용 프라이빗뱅킹(PB)센터’ 개념이다. 또 기존 지점에 별도 창구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은행마다 20여개의 서민금융 전담 창구를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은행들은 연체가 시작될 무렵 기존 대출을 장기 대출로 전환하고 이자율을 낮춰주는 채무조정제도(프리워크아웃)를 이달 안에 시작하기로 했다.

6대 은행계 금융그룹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서민금융 지원 방안을 일제히 발표했다. 지난 8월21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금융지주사 회장들 간 모임에서 ‘한 달 내로 서민금융 지원책을 발표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프리워크아웃 외에도 은행들이 공통적으로 하기로 한 내용 중에는 연 10%대 소액 신용대출 상품 출시, 새희망홀씨대출 및 미소금융 확대 실시, 담보인정비율(LTV) 초과 대출의 장기 분할 대출 전환 등이 포함돼 있다.

금융사별로 보면 신한금융이 ‘소비자보호지수’를 영업점 핵심 성과지표(KPI)에 반영하기로 한 것이 눈에 띈다. 신한금융은 또 방카슈랑스 등 투자상품을 판매한 뒤에는 무조건 콜센터에서 고객에게 전화해 불완전 판매 여부를 확인하는 전수 조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KB금융은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인 ‘KB굿잡’ 참가자와 예비 창업자에게 연 5.0% 금리로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KB청년드림대출’, 창업교육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하우스푸어 구제책을 주요 지원 방안으로 내세웠다. 주택담보대출자가 빚을 못 갚기 시작할 때 신탁 후 재임대 형식으로 집을 바로 경매에 넘기지 않고 3~5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주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연말까지 전 외환은행 점포에서 수출입 업무를 취급해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개인대출에만 적용하는 다른 은행과 달리 자영업자에게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은행 지원에서 소외받기 쉬운 신용평가 B등급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산은금융은 중소·중견업체를 대상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펀드·대출을 실시한다.

은행들은 이 외에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하고 금융안정을 위해 외화자금을 확충하기로 했다. 양도성 예금증서(CD) 발행 물량 부족으로 인한 금리 왜곡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CD 발행량을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이상은/김일규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