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형 펀드 등 그동안 쌓여있던 매물을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뉴욕증시는 18일(현지시간) 엇갈린 경제지표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주택시장 경기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였지만 스페인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와 최근 'QE3 랠리'에 따른 차익매물이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전날 코스피는 이틀째 제자리걸음을 하며 전날보다 2.61포인트(0.13%) 상승한 2004.96으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매수세에도 펀드 환매 물량이 지수의 추가 상승을 막았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000선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매물 소화 과정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분간은 상대적으로 가격메리트가 남아있는 업종 중 외국인의 매수가 눈에 띄는 종목들을 차별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자금의 유출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개인투자자들이 증시가 2000선에 가까이 상승할 때마다 차익실현 욕구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면 대규모의 펀드자금이 유입된 이후에는 이를 소화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코스피가 매물소화 구간에 진입했다"며 "불과 7거래일 만에 130포인트에 달하는 상승세로 국내외 호재에 대한 주가 반영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 측면이 있고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이틀 연속 1000억원대의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등 환매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실제 지난 2009년 이후 지수대별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코스피 2000~2050선에서 누적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8.3%와 8.0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2000선은 상징적인 의미뿐 아니라 지수대별 평균의 배에 달하는 거래가 이뤄진 지수대라는 점에서 상당한 매물소화 과정이 필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를 중심으로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흐름은 유효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 반등 배경은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과 수급측면에서 보면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이에 따른 해외 투자자금의 유입에 의존한 상승세다"라고 말했다.

이번 3차 양적완화 이전 과거 추가 양적완화(QE2) 발표 이후 자금 흐름과 비교해봐도 우려할 부분이 크지 않다는 게 박 연구원의 얘기다.

그는 "과거 QE2 때에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의 지속적인 환매 압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세로 상승세를 이어간 바 있다"며 "이런 점에서 보면 코스피 2000선 돌파 이후 나타나는 현상인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보다는 2000선 돌파를 이끈 배경에 좀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의 경우 QE3 발표 전후로 전기전자, 운수장비, 화학, 철강금속, 금융, 건설 등과 같은 경기민감주와 업종대표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전기전자, 운수장비, 건설은 최근 반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초 이후의 조정 과 반등 과정에서 상대성과가 부진하고,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에 대한 시장 투자심리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관심권에 둘 만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