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정책 시행으로 주식시장이 ‘유동성 랠리’를 시작했다. 유동성 랠리 초반에는 보통 대형주들의 동반 상승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실적 모멘텀이 좋은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 간 차별화가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다음달 시작되는 3분기 어닝시즌에 불황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우선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한 결과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 후보 종목(IFRS 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호텔신라 GKL 일진디스플레이 JCE 등 총 22개 종목으로 집계됐다.

○호텔신라·GKL “중국 덕분에”

올 들어 중국의 소비증가 수혜주는 주식시장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호텔신라 파라다이스 오리온 에이블씨엔씨 등이 대표적 종목이다. 이들 중 3분기 실적 모멘텀이 가장 돋보이는 종목은 호텔신라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호텔신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8.9% 늘어난 491억원이다. 지난 2분기에 기록한 사상 최대실적(410억원)을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신라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정도다.

박소연 K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출입국자가 7월 이후 꾸준히 증가한 덕분에 호텔신라는 3분기에도 예상치 수준의 영업이익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9월 하순부터는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GKL 역시 전체 고객 중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어난 덕분에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45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불황을 모르는 스마트기기 부품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도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시되는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들어가는 터치패널을 제조하는 일진디스플레이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98억원이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63.5% 증가한 규모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판매 호조 덕분에 일진디스플레이의 3분기 터치패널 출하량이 당초 예상보다 16%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스마트폰용 카메라 부품과 안테나를 생산하는 파트론 역시 22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3분기 영업이익이 23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치를 수정하기도 했다. 이런 전망에 힘입어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파트론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네패스 대덕전자 덕산하이메탈 실리콘웍스 이녹스 등도 최대 실적 달성이 가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경기 안 좋아도 놀 때는 논다

여행 영화 게임 등 ‘노는 것’과 관련된 일부 종목의 선전도 기대된다. 극장 체인을 운영하는 CJ CGV는 ‘도둑들’ ‘연가시’ 등의 흥행몰이에 힘입어 3분기 35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작년 3분기 기록했던 사상 최대 기록(337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007 스카이폴’ 등 4분기 영화 라인업도 좋아 지속적인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게임업체 JCE는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3분기에는 특별상여금 등 일회성 반영 비용이 일단락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예상 영업이익은 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로 늘어난 규모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