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책 이벤트 산재..증시 모멘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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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조병현 > 독일 헌재의 판결에 상당히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긍정적인 전망들이 우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독일 국내의 여론이 부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에 나온 소송 결과는 ESM 합헌 여부에 대한 최종적인 판결이 아니다. 일단 ESM 집행을 최종 판결까지 막기 위한 가처분 소송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종적인 판결은 12월 중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의 경우 부정적인 결론, 즉 ESM 집행을 그때까지 지연한다는 판결이 나온다면 첫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ESM의 구성이나 발전에 대한 논의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ESM이 지연된다면 유로존의 문제 해결이 다시 한 번 불확실성의 영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신 재정협약부터 시작해 은행동맹이나 성장협약 같은 여러 가지 내용들이 나와 있는데 이런 내용들의 세부적인 방안을 진행시키는 법안이 ESM을 중심으로 나왔다. 은행동맹이나 국채매입, 은행 구제기금을 창설한다거나 국채매입을 하는 것 등의 중심에는 ESM이 있기 때문에 ESM은 선결되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것이 연기된다면 12월까지 남은 기간 동안 유럽의 불확실성이 다시 한 번 글로벌증시의 다운사이드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12월까지 최종 판결이 남아 있는 상태다. 그때까지는 기존의 EFSF가 남아 있다. 자금이 ESM과 동시에 활용됐을 때에 비해 40% 적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400억~1500억 유로의 가용 자금이 남아 있는 상태다. 적어도 연말까지는 방어벽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ESM이나 독일 헌재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유입됐기 때문에 만약 부정적인 결과가 도출된다면 단기적으로 충격은 받겠지만 이것이 증시의 패닉으로 갈 수 있는 소재는 아니다.
9월부터 QE3를 실시하느냐가 가장 쟁점이다. 해외 언론사인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5월에 실시한 QE3 실행 가능성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가능성을 상당히 낮게 점치고 있었다. QE3를 연내에 실행하지 않을 것으로 본 사람이 76% 정도다. 그런데 8월 설문조사에서는 QE3를 연내 시행할 것으로 생각하는 응답자의 비율이 63%까지 높아졌다.
여론조사 결과가 상당히 뒤바뀐 상황이다. 이 결과도 2012년 연내에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문의이기 때문에 9월에 당장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점치기는 힘들다. 특히 이벤트가 바로 앞이기 때문에 지금은 섣부른 예상보다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생각한 뒤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태도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가장 긍정적인 이슈는 연준이 QE3를 전격적으로 발표하는 것이다. QE3가 전격적으로 발표된다면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도 있겠지만 가장 중점을 두고 봐야 할 것은 경기의 모멘텀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QE1, QE2,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을 연준이 사용했을 때 ESM 제조업지수 등의 체감지표가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났고 경기 모멘텀을 측정하기 위해 보는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가 상당히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미국 연준의 정책이 거듭될수록 그 정책이 주는 효과가 증시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기간도 짧아지고 폭도 줄어든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밸류에이션 수준이나 PER을 보면 충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의 릴레이팅이나 경기 모멘텀의 회복 효과 등을 고려하면 2100~2200선까지의 반등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
이 경우 관심이 가는 업종들은 전통적으로 유동성 장세에서 많이 수혜를 받던 업종들이다. 증권, 은행, 건설 같은 업종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또 QE를 사용하면 미국경기 모멘텀이 자극된다는 측면에서 미국경기에 대해 수혜를 볼 수 있는 국내 업종인 기계, 자동차, 자동차 부품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QE3가 9월 이후에 실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대선도 11월 초에 예정되어 있다. 이때까지는 정치논리로 인해 미국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인 재정절벽에 대한 논의가 급진적인 진전을 보이기 상당히 힘들 수 있다는 예상이 많이 형성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준 입장에서도 그 불확실한 악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카드로 볼 수 있는 QE를 신중하게 가져갈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다. 지금으로서는 QE를 10, 11월 이후로 연기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QE3에 대한 발표가 지연된다면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최근 상당 부분 기대감이 많이 증시에 반영됐는데 이런 부분에 의해 형성됐던 투자심리가 냉각되는 과정을 겪을 수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실망에 대한 반영이 나타날 것이다. 또 중기적으로 봤을 때 경기 모멘텀 지표들의 회복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체감지표 등이 실망에 의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하반기 남은 기간 동안 추세적인 상승보다 박스권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 지금 당장 9월에 QE3를 발표하지 않는다고 해도 연내 실행 가능성이 충분히 남아 있다. 그래서 그 부분이 박스권 하단을 형성해줄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게 됐을 때 박스권 하단은 1880포인트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상단은 2000선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본다. 하단이 받쳐진 박스권 형태가 진행될 것이므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로 관심을 가져가는 것이 맞다.
지금 경기가 상당히 안 좋다는 측면에서 금리인하와 관련해 이야기가 많다. 기존에 비해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최근 정부가 상당히 경기부양적인 스탠스를 많이 취하고 있다. 세제 혜택도 주는 등 경기부양적인 스탠스를 많이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만약 금리인하 결정이 내려진다면 그런 스탠스와 맞물려 내수와 관련해 긍정적인 투자심리가 형성될 것이다. 하지만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핵심 변수는 대외 이벤트다. 그런 부분에서 봤을 때 현 시장에서 결정적인 변수 역할을 하겠느냐는 의문 부호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보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주식시장에 더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것은 쿼드러플 위칭데이다. 만기와 관련해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봐야 한다. 다른 증권사에서도 많이 이야기를 했지만 쿼드러플 위칭데이와 관련, 만기 관련 차익거래 물량 잔고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최근 등락을 거듭했는데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3조 이상이 8월 이후에 쌓여 있는 상태다.
만기일과 관련해 물량 부담이 증시에 단기적인 쇼크를 줄 가능성이 남아 있다. 물론 스프레드나 단기적인 차익거래를 청산하는지, 롤오버를 할지에 대한 조건에 따라 내일까지 지켜봐야 알겠지만 지금 증권사에서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매물 출회 규모는 6000억 원 정도로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
이미 수 차례 정책들이 많이 시행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대표적인 QE, 중국의 내수 부양을 위한 정책, 유로존에서의 수많은 회의를 통한 정책들이 많이 사용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계속해서 또 다른 추가적인 정책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아직까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정책에 대해 무조건 환호가 나타난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정책과 정책이 실행됐을 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흔히 말하는 경기 모멘텀으로 형성될 수 있을지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QE가 옵션으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미국의 실물 경기지표들이 저점을 확인하고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옵션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경기가 점진적으로나마 좋아진다는 시그널을 보여주는 것이 증시에는 가장 좋다.
미국을 남은 하반기동안 나쁘게 보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미국경기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는데 이번에 나온 ISM 제조업지수가 상당히 쇼크였는데 비제조업 지수, 서비스업 지수는 상당히 양호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제조업지수는 대외경기와 관련해 수출 등에 더 디펜드 된 성향이 많다. 서비스업이 내수경기와 관련해 반영을 잘 하고 있다는 쪽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대외경기라는 부분에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내수는 꾸준히 회복하고 있다.
11월부터는 미국의 연말 소비시즌이다. 한해 소비액의 40% 이상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기대감이 있다. 또한 최근 주택경기 지표가 계속 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주택 가격이 상향 조정된다는 것은 결국 가계의 부동산 가격을 올려주고 가처분 소득을 높여준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연말로 갈수록 소비에 대한 기대감을 고무시켜줄 수 있는 소재다.
게다가 정책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진다면 그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도와줄 수 있다. 정책 자체에 의해 시장이 끌어 올라간다거나 유동성 때문에 크게 올라간다는 것에 기대기에는 지금 상황은 어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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