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株) 펀드가 각광받을 시기가 분명히 왔습니다. 글로벌 경기는 불투명하고 시중금리는 3~4%대에 불과합니다. 시중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갈 곳 없이 헤메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연 수익 5~6%가 보장된다면 이제는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겠습니까."

[혼돈증시, 마켓고수에게 묻다⑧]박인희 "배당株 펀드, 성공투자로 가는 사다리"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2팀장(사진)은 10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기관들의 자금은 벌써 배당주(株) 펀드로 눈에 띄게 유입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팀장은 신영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2003년 출시된 이 펀드는 운용 순자산이 약 3300억원으로 배당주 펀드 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경기침체 위기를 오히려 기회가 삼고 있는 '신영밸류고배당' 펀드의 매력을 박 팀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 배당 수익률 연 3%대 추구

"배당주 펀드는 시장을 보고 투자하지 않습니다. 기업 개별가치를 보고 철저한 바텀업(Bottom up) 방식으로 운용 합니다. 펀드 보유주식의 시가 배당률은 연 3% 이상을 추구하죠. 무늬만 배당주 펀드가 아니란 얘기입니다. 가치투자를 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최근과 같이 확신이 없는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배당주 펀드야 말로 성공투자로 가는 사다리입니다."

2009~2010년 증시 상승기에 배당주 펀드는 시장 관심권 밖에 있었다. 특히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자문사 7공주(LG화학·하이닉스·제일모직·삼성SDI·삼성전기·삼성테크윈·기아차)' 등 쏠림 현상이 나타났을 당시에는 벤치마크인 코스피지수와 괴리가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박 팀장은 이러한 '왜곡현상'이 장기적으로는 해소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배당주 펀드에 대한 믿음을 확고히 했다. 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안정적인 배당주 펀드가 각광을 받았 듯 최근에 다시 기회가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전체 자산의 70% 이상을 고배당주에 투자한다. 지난 3일 기준으로 현대차2우B(비중 5.4%), KT(5.2%), 신도리코(3.3%), 한국전력(3.1%), 롯데쇼핑(2.8%), 맥쿼리인프라(2.4%), 하나금융지주(2.4%)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시장 상승기에 대비해 블루칩의 비중도 30%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비중이 7.9%에 불과해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방어적인 성격이 부각됨을 방증하고 있다.

박 팀장은 "특히 우선주의 경우 보통주의 3분의 1 가격에 불과하기 때문에 배당수익은 3%가 더 높아 주목하고 있다"며 "은행주의 경우 가격 매력이 있어 보유하고 있는 반면, 금융주는 자본 규제로 배당을 못하는 종목이 많아 일부 종목만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배당주, 투자 적기란 없다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연간 회전율이 50~60%대로 낮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장세에 대처하기 위해 무리한 '손바뀜'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운용보수는 선취수수료 1.00%에 연 1.18%의 보수가 부과되는 '클래스A형'과 연 1.35%의 보수가 부과되는 '클래스C1형'으로 나뉜다.

박 팀장은 "최근 깐깐한 투자자들은 수수료와 펀드 회전율에도 관심을 가진다"며 "수수료가 높으면 장기 수익률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연간 1~2%씩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 수수료를 많이 부과하지 않도록 신경썼다"고 말했다.

중장기 수익률이 코스피지수를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하고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신영밸류고배당' 펀드 수익률은 2008년 코스피지수를 8.46%포인트 초과했고, 2011년에도 코스피지수를 2.97%포인트 웃돌았다.

박 팀장은 "증시 상승기에는 단기적으로 시장과 괴리가 있을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하게 왜곡됐던 부분은 결국 해소되곤 했다"며 "유럽과 미국, 중국 등 글로벌 3대 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증시가 바로 강세로 돌아서기 어렵기 떄문에 자산배분 측면에서 배당주 투자가 더 부각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배당주 투자는 '적기'가 있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는 장기로 투자를 해 복리 투자까지 꾀하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경기 회복기에는 1월에 강세가 나타난다는 '1월 효과'로 배당락이 더 크게 보일 수 있지만 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며 "배당주 투자도 적기를 따지기보다 목표 수익률을 생각하며 접근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