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하나금융 회장 김승유의 교육열
퇴출 직전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69·사진)이 서울대 경영대 초빙교수로 임용돼 6일 첫 강의를 시작했다. 또 자신의 주도로 설립한 하나고등학교 1기생들의 대입 수시전형 지원을 돕는 등 교육열을 불태우고 있다.

김 전 회장이 서울대에서 강의하는 국제경영특강은 1학점 과목으로 매주 목요일 1시간 동안 진행된다. 그는 “47년 금융계에 몸담으면서 익힌 생생한 경험을 학생들에게 들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인으로서의 소양과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사례 위주의 강의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강의에는 서울대생 4학년 45명이 수강신청을 했다.

김 전 회장은 1972년부터 9년 동안 고려대에서 재무 전략 강사로 강의한 적이 있다. 다만 공식적으로 정식 교수란 직함을 갖고 강단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김 전 회장은 지린대의 하나금융전문가과정에서 특강을 하기도 했다. 하나금융 전문가 과정은 고려대와 지린대가 함께 만든 것으로, 1년에 3주씩 운영되는 코스다. 전·현직 경제관료와 국내 대학 교수, 하나금융 경영진 등이 강사로 나서 현지인들을 가르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한·중 양국 민간 금융 전문가들이 노하우를 공유하고 인맥을 넓힐 수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최근에는 하나고등학교에 출근하다시피 해 1기생들의 대학 수시전형을 직접 챙기고 있다. ‘1인 1악기’와 ‘200m 수영실력 습득’ 등을 의무화한 만큼 전인교육을 실시해도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을 정상화하고 동량을 육성하려는 취지에서 하나고를 설립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무조건 명문대학을 지원하기보다는 적성에 맞는 전공을 택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3월 은퇴한 김 전 회장이 교육 외에 챙기는 업무는 미소금융이다. 매주 수요일 미소금융 직원들과 함께 시장을 찾아 자영업자들의 애환을 듣고 있다. 5일에는 성동구에 있는 전통시장인 뚝도시장을 방문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