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변호사가 6일 정준길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공보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불출마를 종용한 사실을 폭로한 기자회견장에는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 강인철 조광희 변호사가 함께 참석했다. ‘안철수 사단’의 윤곽이 드러났다는 관측이다.

송 의원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 변호사와 안 원장과의 친분 관계 때문만이 아니라 민주당 민간인 불법사찰 진상조사 특위 위원 자격으로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와 관련한 민간인 불법사찰 조사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중앙정보부가 정치인을 사찰하고 협박과 강요하는 일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며 “민주주의 수십 년(의 역사를) 물거품으로 되돌리고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박 후보 캠프에 갖고 있는 (폭로) 내용이 어느 기관, 개인, 집단이 조사했는지 국정조사에서 철저히 조사해야한 한다”며 “국정조사에서 박 후보 스스로가 불법사찰의 피해자인지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한 사람(안 원장)에 대해 가해자인지 분명하게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송 의원은 기자들에게 “민주당과 의논해서 필요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관련 사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이 민주당 대선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것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시각 광주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송 의원은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관련 사실을 알리고 회견장에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송 의원이 당 민간인불법사찰 특위 위원으로서 회견장에 나왔다고 보기 보다는 안 원장을 돕기 위해 회견장에 나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 변호사가 이날 오전 전화로 정 위원장의 협박 내용과 기자회견에 대해 의논해 왔을 정도로 송 의원은 안 원장의 대선 행보에 상당히 관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 의원은 최근 저서 <같이 살자>에 안 원장의 추천사를 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 원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만든 아름다운재단 이사를 맡으면서 송 의원과 인연을 맺었다.

송 의원과 금 변호사는 1967년생 동갑내기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송 의원이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당시 후보의 대변인을 맡았을 때 금 변호사는 박 후보의 멘토단으로 활동했다.

강 변호사는 안철수재단 설립 업무를 총괄했다. 조 변호사는 안 원장과 영화 <두개의 문>을 함께 관람하면서 안 원장 측근으로 알려졌다. 조 변호사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고문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원 소속이다.

이날 회견장에는 한형민 전 청와대 행정관도 등장했다. 한 전 행정관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당시 후보 캠프에서 공보를 담당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