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추격에 '위기감'…'출마 초읽기' 분석도
박근혜 "이해할 수 없다"…민주 "사실이면 유신 부활"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 측의 전격적인 폭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근 계속되는 안 원장 측에 대한 각종 검증 공세에 대한 정면 대응 의지를 분명히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금태섭 변호사와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은 ‘불법사찰’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송 의원은 “정 위원이 ‘조사한 자료가 다 있다’고 말한 정황이나 협박의 근거가 된 구체적인 내용은 정보기관의 철저한 사찰이 아니면 이뤄질 수 없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문재인 민주당 경선후보의 추격을 받으면서 위기감을 느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폭로한 6일은 공교롭게 민주당의 경선의 핵심인 광주·전남 경선이 실시된 날이었다.
이날 폭로 당사자인 안 원장 측 금 변호사와 정 위원 간 통화가 이뤄진 것은 지난 4일 아침이다. 금 변호사는 당일 곧바로 안 원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고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즉각 대응에 나서지 않다가 이틀 뒤 폭로한 배경에는 최근 며칠간 안 원장 측에 대한 언론의 검증 공세가 거세진 데 따른 강도높은 맞불 작전이 내포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안 원장 측은 최근 안랩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발행 의혹, 사당동 아파트 입주권(딱지) 매입 관련 의혹,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거액의 스톡옵션 행사 등 잇따른 검증공세에 대해 ‘사찰 의혹’까지 제기하며 “금도를 넘어섰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여왔다. 출마 선언이 임박한 상태에서 계속 수세에 몰릴 경우 상황이 걷잡을 수 없다고 보고 반전 카드를 꺼내든 것이란 해석이다.
새누리당은 금 변호사가 주장한 의혹에 대해 정면 부정하며 역공에 나섰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이날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 위원은) 압력을 넣을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금 변호사의 회견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친구 사이에 한 이야기를 갖고 새누리당 차원에서 벌인 정치공작이라고 한 금 변호사의 태도야말로 정치공작적 태도”라며 “안 원장에 대한 언론 검증이 시작되자 물타기를 하기 위해 친구 간 사적통화를 이용한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날 광주·전남 지역 경선에 내려가 있던 민주당 각 캠프 측은 일제히 새누리당 공격에 나섰다. 문재인 후보 측은 “사실이라면 유신독재의 부활”이라고 주장했다.
허란 /광주=도병욱 기자 why@hankyung.com